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4년 중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글로벌 통화긴축이 종료되면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대표되는 3고(高) 현상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12일 예상했다.
◇ 3고(高) 시대의 정상화 과정에서 새로운 균형점 모색
다만, 펜데믹 이후 나타난 구조적인 변화들로 인해 물가·금리·환율의 수준 자체는 과거에 비해 여전히 높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인구구조 변화 등 구조적인 물가압력이 지속되면서 저물가·저금리 기조로 복귀하기 쉽지 않을 수 있으며, 원/달러 환율 또한 수출 모멘텀 약화, 해외투자 증가 등의 요인으로 새로운 레벨이 형성될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오현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4년은 긴축적 금융여건이 다소 완화되고 글로벌 교역 또한 소폭이나마 회복되면서 국내 경제를 둘러싼 제반환경은 개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세계 경제의 통합정도가 축소되는 경제 분절화 등에 따른 세계교역 회복력 제한 속에 저출산·고령화 가속 등으로 구조적인 저성장 장기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성장동력 창출 등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교역 및 IT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과 투자 개선으로 2.1% 성장 전망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3년 국내 경제가 고물가·고금리의 부정적인 파급효과 등으로 1.3%(추정)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고, 2024년에는 디스인플레이션 추세 및 주요국 금리인상 기조 종료, 제조업 경기 개선 등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회복하면서 올해보다 개선된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소비는 경기 회복 및 금융여건 완화에 따른 소비 심리 개선과 물가안정에 따른 실질소득 개선 등으로 회복세는 이어가겠지만, 펜트 업 수요 약화 속 고용 및 임금 증가세 둔화,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등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증가율은 2.2%(2023년 2.0% 추정)로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펜트 업 효과(pent-up effect)는 억눌렸던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으로, 외부의 영향으로 수요가 억제됐다가 그 요인이 해소되면서 발생하는 효과를 말한다. 2020년 발생했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경제 활동이 각국의 봉쇄 해제 조치와 맞물리며 급격히 살아난 사례를 빗댈 수 있다.
건설투자는 정부의 SOC 예산 확대에 따른 토목투자 증가와 금융비용 상승세 진정에도 불구하고, 2023년 중 부동산 경기 둔화로 착공과 수주 등 선행지표의 부진이 심화됐던 점 등을 감안할 때 2024년에는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2023년: 0.2% → 2024년: -0.3%)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설비투자는 재고 부담이 점차 완화되는 가운데 IT경기 회복에 따른 반도체 투자 확대뿐만 아니라 비 IT 부문의 차세대 기술 선제 투자 등으로 개선 흐름을 보이며 2023년 -1.7%에서 2024년 3.0%로 증가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통관 기준)의 경우 글로벌 재화 및 제조업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반도체 감산의 영향으로 단가가 상승하고 IT 수요 회복으로 물량도 개선되면서 증가율은 플러스로 전환(2023년: -8.0% → 2024년: 8.2%)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원/달러 환율 안정화 및 서비스물가의 상방압력 약화 등으로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2023년: 3.6% → 2024년: 2.6%)이나, 원자재 수급불안 속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등으로 둔화 경로의 불확실성은 남아있는 상황으로 판단했다.
오현희 연구위원은 “2024년 국내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나, 2023년 큰 폭 둔화에 따른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성장 모멘텀은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 글로벌 통화긴축이 종료되면서 금리와 환율의 완만한 하락세 예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물가 위험 잔존 및 가계부채 재증가 부담으로 2024년 상반기까지는 현 수준(3.5%)의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물가수준이 2%대로 안정화되는 2024년 하반기 중 연준의 정책 전환을 확인한 후 후행적으로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시장금리는 미국 정책금리 고점 인식이 확산되고 긴축으로 인한 미국 성장둔화가 가시화되면서 대외 금리가 하락추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면서 연중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국고3년(평균): 2024년 상반기 3.70% → 하반기 3.33%).
윤석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연준이 2023년 말까지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었으나, 2024년 이후 물가 압력 완화 및 국내외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연중 시장금리는 상고하저 흐름이 예상된다”며 “정기예금 재유치 경쟁 및 정부의 은행채 발행한도 폐지에 따른 순발행 증가 우려 등은 금리 하락세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에도 연준의 긴축 종료 및 달러화 강세 압력 완화 속 수출 회복에 따른 무역수지 개선, 반도체 경기 개선에 의한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 등을 감안할 때 상고하저 흐름(원/달러 환율(평균): 2024년 상반기 1293원 → 하반기 1268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내외 불안요인들이 이어지면서 환율의 변동성 위험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했으며, 연준의 통화긴축과 중국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 등으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상승여력이 큰 수도권으로 수요 집중되며 주택 가격 제한적 반등
2024년 주택시장은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가계부채 부담이 크고, DSR규제로 가계의 차입여력도 낮은 상황에서 매수세가 크게 늘기는 어려워 주택 가격은 2023년 대비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수도권과 지방의 규제 수준이 거의 유사하고 가격의 재하락 우려에 우량자산 선호가 높아지면서 수도권 선호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서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3년 후 공급부족 우려가 심화되며 가격 상승여력이 큰 수도권으로 매수세가 집중되겠으나 정책 모기지가 축소되고 대출 상환 부담이 큰 상황에서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매수세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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