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작은 가게들, 자영업자들, 그리고 1인 혹은 가족이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이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거나, 알면서도 쉽게 해결책을 마련해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는 대부분 ‘자금난’을 겪는다는 점이다. 인건비, 원자재값, 임대료, 마케팅 비용 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계속 오르고 있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은 이 자금난의 벽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왜 소상공인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는지, 그 해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정부의 지원 정책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소상공인들이 자금난을 겪는 가장 큰 원인은 운영비용의 지속적 상승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기준법 강화로 인건비 부담은 커졌고, 인력을 고용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여기에 도시 재개발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임대료가 크게 올라 매장 운영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또한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마케팅과 SNS 홍보가 필수가 되었지만, 업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 역시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비용이 이렇게 오르는데 매출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고객 수는 그대로인데 비용만 올라가다 보니, 이익은 줄어들고 현금은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상공인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정부의 지원이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가장 기본은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고 금융 비효율성을 줄이는 데 있다.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온라인 판매 채널 확대나 디지털 마케팅 활용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동시에 가격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차별화된 가치를 상품에 담아 고객 충성도를 높여야 한다. 기존 시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거나, 아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정부 정책 역시 지금보다 훨씬 실질적이어야 한다. 현재의 지원책은 ‘연체·체불 없음’과 같은 형식적 기준에 치중해,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실제 도움을 받기 어렵거나 효과가 미미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단순히 자금을 빌려주는 것보다 디지털 역량 강화, 신제품 개발, 시장 다변화 등 미래 지향적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정부, 금융기관, 대학, 민간기업이 협력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넓히는 과정에서 ‘상생’과 ‘포용’이 핵심 가치로 자리 잡아야 한다.
아울러 성과 중심의 평가와 신뢰에 기반한 지원도 절실하다. 단순히 조건 충족 여부나 정량적 수치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고 믿어주는 ‘믿음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제는 ‘일시적 도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단순한 지원을 넘어, 근본적인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한다. 정부와 민간이 손을 잡고 ‘실패조차 배움으로 받아들이는 포용적 환경’을 만든다면, 작은 가게들도 계속 도전하며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며,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라고 믿는다.
약력
-공공정책 연구 경력 21년
-前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연구부 연구위원
-前 건국대, 남서울대, 한서대, 백석대 등 외래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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