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엘라벨(Ellabell)에 건설 중인 현대자동차 메가사이트(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에서 대규모 불법고용 단속이 이뤄지고, 연이어 사망·중상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공화당 성향 정치인 토리 브래넘(Tori Branum)이 “내가 ICE에 직접 제보했다”고 공개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공사는 현대차 전기차 조립공장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을 포함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조지아주 정부와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적극 지원을 표명했고, 바이든 행정부 역시 전기차·배터리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밀어왔다.
ICE(미국 이민세관단속국)와 HSI(국토안보수사국)가 메가사이트를 급습해 불법고용 혐의로 475명을 구금한 직후, 브래넘은 “몇 달 전 내가 직접 ICE에 제보했고 요원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단속 당시 노동자들이 담장을 넘고 지붕 위로 달아났다”며 현장의 혼란을 전했고, “여성 인신매매와 불법 이민자 암매장 의혹”까지 언급하며 충격을 더했다.
브래넘은 이후 “452명이 체포됐지만, 상당수가 노예 같은 임금을 받고 위험하고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일했다”며 단순 불법 이민 문제가 아니라 ‘노동 착취’ 문제임을 강조했다. 일부 노동자는 알선자에게 빚을 갚고 가족에게 송금하면 손에 쥘 것이 없었고, 다섯 가족이 한 집에 몰려 살았다는 증언도 전했다.
그녀는 “정치인, 고용주, 하청업체 모두가 이 구조에 책임이 있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몰랐을 리 없으며 단순히 ‘협조하겠다’는 말은 책임 회피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브래넘은 자신을 ‘단독 제보자’로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서도 “여러 사람이 관여한 사안”이라며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체포된 노동자 중 한국인이 가장 많았고, 일부는 강제로 끌려와 사실상 노예 노동에 내몰린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미국 이민 당국의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공장 단속으로 이어진 정보를 이민 당국에 제보했다고 주장한 토리 브래넘 사진=토리브래넘 페이스북
외국 기업들이 이번 사태로 미국 투자를 꺼릴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브래넘은 “법을 지켜야 해서 사업을 못 하겠다면 애초에 필요 없다”며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같은 글로벌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녀는 “미국에서 사업하는 건 권리가 아니라 특권이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이며, 세계가 우리를 더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브래넘의 주장은 단순 폭로를 넘어 실제 기록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차 메가사이트에서는 지난 2년 동안 3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2023년에는 한 근로자가 고소 작업 중 추락사했고, 2025년 3월에는 하청 노동자가 지게차 사고로 숨졌다. 이어 지난 5월 20일에는 27세 하청업체 근로자 앨런 코왈스키가 자재 추락으로 사망했다. 이들 사건은 OSHA(미국 산업안전보건청)와 GBI(조지아주 수사국)가 조사 중이다.
브라이언 카운티 응급 기록에 따르면 2023년 4월부터 2024년 7월까지 구급차가 53차례 출동했고, 이 중 14건은 골절·절단·추락·감전·폭발 등 중상 사건이었다. 일부 노동자는 전신 화상을 입거나 의식을 잃었고, 헬리콥터(LifeFlight)로 대형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기도 했다.
브래넘의 발언은 단순 ‘내부 제보’ 수준에서 출발했지만, 비난이 일자 이후 노동 착취와 인권, 나아가 법치와 애국주의 문제로 확장하는 분위기다. 사건의 진상 규명은 앞으로의 수사와 조사 결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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