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부터 이어진 2025년 노벨상 발표가 10일 평화상과 13일 경제학상만을 남겨두고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일본이 다시 한 번 ‘노벨 강국’의 위상을 확인했다.
올해 일본에서는 사카구치 시몬(오사카대) 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기타가와 스스무(교토대) 교수가 화학상을 수상하며 과학 분야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이로써 일본의 누적 노벨상 수상자는 31명에 이르렀다.
사카구치 교수는 면역체계가 자기 조직을 공격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면역 관용(immune tolerance)’의 핵심 원리를 규명했고, 기타가와 교수는 금속과 유기물이 결합한 다공성 소재인 ‘금속-유기 골격체(MOFs)’를 개발해 환경과 에너지 산업의 응용 가능성을 열었다.
두 연구는 산업적 성과보다는 순수 기초과학에 대한 장기적인 집중과 투자가 낳은 결과로, 일본의 오랜 연구 생태계 구축 노력이 결실을 맺은 사례로 평가된다.
반면 한국의 역대 노벨상 수상자는 여전히 단 두 명에 머물고 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정책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고, 2024년에는 한강 작가가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과학 분야에서는 아직 수상자가 없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올해 성과가 기초과학에 대한 국가적 투자와 연구 환경의 지속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또한 한국도 단기성과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장기적 연구 지원, 젊은 연구자 보호, 안정적 실험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일본 내부에서는 노벨상 수상 행진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과학기술의 ‘산업화 한계’가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기초과학 분야의 성취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를 산업과 혁신으로 연결하는 능력은 미국이나 한국, 중국보다 뒤처졌다는 평가가 많다.
도쿄대와 교토대 등 주요 대학의 연구 성과가 실제 기업 기술로 이전되는 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며, 젊은 연구자들의 처우 악화와 연구비 경쟁 심화로 인해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국내 학계에서는 “일본의 노벨상 수상은 과거 수십 년간 이어진 꾸준한 기초연구 투자 덕분이며, 이러한 정책적 일관성이 결국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한국도 지금부터 연구 생태계를 꾸준히 다져 나간다면 머지않아 충분히 세계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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