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이 계열사 대부분을 총수 일가 중심의 등기이사 체제로 운영하면서도 외부 감시 기능을 사실상 전면 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일 공개한 2025년 지배구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부영은 ‘가족 중심 경영’이 극단적으로 강화된 반면, 이를 견제할 안전장치는 찾아보기 어려워 ‘통제 없는 경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총수 일가, 계열사 85.7% 등기이사… 사외이사는 0 명
공정위에 따르면 부영그룹 21개 계열사 가운데 18곳(85.7%)에 총수 일가가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공시집단 평균(18.2%)의 네 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책임경영을 명분으로 총수 일가의 경영 참여가 강화된 셈이지만, 문제는 그 반대편에 놓여 있는 ‘감시 공백’이다.
부영은 상장사가 단 한 곳도 없어 사외이사 의무 선임 등 기본적 지배구조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더 큰 문제는 21개 비상장 계열사 중 외부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사실상 총수 일가 중심으로 움직이는 ‘깜깜이 이사회’가 고착화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외부 견제 없는 구조… 자의적 의사결정·사익 편취 우려
총수 일가가 대부분의 계열사에서 이사회 의결권을 행사하면서도 외부 견제 장치를 모두 닫아놓은 것은 자의적 경영과 사익 편취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경영 판단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미등기 임원에 대한 ‘권한과 책임의 괴리’를 반복적으로 문제 삼아 왔지만, 부영의 경우엔 등기이사 체제 자체가 외부 감시에서 완전히 벗어난 구조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투명성이 기업 신뢰의 기준으로 자리 잡은 시대에, 사외이사마저 배제한 부영의 지배구조가 ‘통제 없는 왕국’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장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자발적이고 근본적인 지배구조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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