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특수관계인에 대한 대출·보증 제공부터 펀드 자금의 계열사 대여, 임원의 부동산업체 상시 근무까지. 이가자산운용이 다수의 위법·부당 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드러나 기관 경고와 과징금, 임원 징계 등 중징계를 받았다.
금융당국은 회사가 조직적으로 대주주와 계열사 지원에 나선 정황에 주목하며 “내부통제 전반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일 이가자산운용에 대해 기관 경고, 과징금 2억 8,500만 원, 과태료 4,360만 원을 부과하고, 임원들에 대해서도 직무정지 3개월, 과태료 600만 원 등의 제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 ‘셀프 대출’·‘셀프 보증’ 정황… 계열사에 펀드 자금까지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 부분은 대주주 특수관계인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규정 위반이다.
이가자산운용은 2022년 12월, 대주주 특수관계인 A사에 10억 원 대출, 2023년 12월, 같은 회사의 9.1억 원 채무에 연대보증 제공이라는 이례적 거래를 진행했다. 금융투자업자가 대주주 또는 그 특수관계인에게 대출·보증 등 신용공여를 금지한 규정을 정면으로 어긴 것이다.
또한 회사는 운용 중인 펀드 자금을 2022년 10월·12월, A사·B사 등 계열사에 각각 20억 원씩 대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집합투자업자의 이해관계인 거래가 금지된 상황에서 펀드 자금이 계열사로 직접 흘러간 것으로, 사실상 사익 편취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주주나 계열사의 유동성 지원에 회사와 펀드 자금이 동원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 대표 포함 임원들, 부동산 개발사 상시 근무… 지배구조법 정면 위반
임원 겸직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前) 상무 A씨는 2021년 9월~2023년 10월, 대표이사 B씨는 2021년 8월~검사 종료 시점까지 부동산 개발·시행사 C사의 실무를 상시적으로 수행했다. 심지어 대표이사 B씨는 상무 A씨에게 D사의 상시 업무를 맡기도록 지시한 사실까지 확인됐다.
금융사의 상근 임원은 다른 영리법인의 상시 업무 수행을 금지한 지배구조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행사에 임원들이 상시 출근한 것은 사실상 ‘겸직’을 넘어 ‘주업무 전환’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 위험관리책임자도 ‘무자격·무결의’ 선임… 기본 절차조차 무시
회사 내부통제 체계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 위험관리책임자 임명 과정에서 이사회 결의를 생략하고, 경력 요건 미달자를 책임자로 임명, 대주주 지분 변동 보고 의무도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21년 12월 주요 주주 모 씨의 지분이 0%에서 25%로 급증했음에도 이를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
금감원은 “법령이 정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지키지 않은 사례”라며 “대주주 관련 통제와 위험관리 기능이 모두 마비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 “내부통제 전면 재정비 필요”… 투자자 신뢰 흔들
이가자산운용은 대표이사가 내년 1월24일까지 3개월의 직무정지를 처분받음에 따라 지난 10월30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영철 사내 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했다.
하지만 이가자산운용은 이번 제재로 기관 경고를 받으며 경영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시장에서는 “대주주 중심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과 함께, 경영진 교체와 내부통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와 임원이 한 몸처럼 움직인 정황이 드러난 만큼, 단순한 제재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라며 “위험관리와 지배구조 전반을 새로 짜야 투자자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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