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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립닷컴” 결제 불안 증폭… 잔액 혼선·고객센터 불응 논란

  • 김세민 기자
  • 입력 2025.12.3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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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프트카드 중단 뒤 ‘내 충전금 어디에’ 불만 확산… 코인 결제 홍보 시점 도마위

중국계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의 결제 시스템과 운영 구조를 둘러싸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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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트립닷컴 누리집

 

국회와 금융당국의 지적으로 한국 내 기프트카드 판매가 중단된 이후, 기존 기프트카드 이용자들이 잔액 조회와 사용 과정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는 반응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트립닷컴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결제 도입을 알린 시점이 맞물리면서다. 

 

회사는 “국내 서비스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를 둘러싼 시스템·책임 구조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안은 2025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트립닷컴이 금융위원회에 선불업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언어 설정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기프트카드 구매를 유도한 행위를 두고 “국내 규제를 회피한 우회 결제”라고 지적했다. 

 

이후 금융당국이 후속 조치에 나서면서 트립닷컴은 한국 고객 대상 기프트카드 판매를 중단했다.


판매 중단 이후 이용자 불편이 잇따랐다. 한국어 앱과 웹 환경에서 기프트카드 잔액 조회 경로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고, 구매 당시 제공되던 이메일 잔액 확인 링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도 일부 확인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잔액이 남아 있는데 어디서 확인해야 할지 모르겠다”,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명확한 안내를 받지 못했다”는 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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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커뮤니티 반응은 점차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여행·항공 관련 카페와 게시판에는 “기프트카드는 막았지만 기존 이용자에 대한 안내는 부족했다”,

“국가 설정을 바꾸면 된다는 이야기가 돌아다니는데 공식 안내가 없어 불안하다”, “돈이 사라진 건 아니라고 해도, 이렇게 불편하면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공감을 얻고 있다. 

 

직접적인 비난보다는 정보 부재와 시스템 혼선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트립닷컴은 지난 25일, 해외 암호화폐 전문 매체를 통해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USDT·USDC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능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본지에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글로벌 서비스 차원의 도입으로, 현재 한국에서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트립닷컴은 "기프트카드 서비스는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글로벌 서비스의 일환이며, 일부 한국 이용자가 국가·언어 설정 변경을 통해 이용할 수 있었던 부분을 인지한 즉시 중단했다”며 “각 국가의 법률과 규정을 존중하고, 한국 금융당국의 제도와 가이드라인을 면밀히 검토하며 관계 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프트카드 잔액과 관련해서는 “잔액이 남아 있는 이용자는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고객센터를 통해 언제든 문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해명은 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또 다른 질문을 남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서비스가 아니라는 설명은 규제 적용 여부를 분명히 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국내 이용자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 글로벌 결제 수단이 먼저 공개된 ‘순서’와 ‘우선순위’에 대한 의문까지 해소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서비스가 아니다’라는 설명이 반복될수록, 국내 이용자 보호와 책임 역시 국외 구조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치권의 시선은 결제 수단 하나에 머물지 않는다. 김재섭 의원실은 트립닷컴 사례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기프트카드뿐 아니라 코인 등 유사 선불수단 발행 전반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특정 기업을 넘어, 국내 고객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플랫폼 전반의 결제·선불 구조를 점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사안은 최근 쿠팡 사태 이후 더욱 민감해진 사회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해외 지배구조 아래에서 한국 시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의사결정과 핵심 시스템은 해외에 두고, 규제와 소비자 보호 문제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구조가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시장과 여론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나 글로벌 확장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존 이용자를 어떻게 보호하고 설명하는지를 더 엄격하게 묻고 있다.


현재로서는 트립닷컴의 스테이블코인 결제 도입이 위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회 지적 이후 한국 내 결제 시스템이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기존 기프트카드 이용자 문제를 충분히 정리했는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이번 사안의 결말은 새로운 결제 기술이 아니라, 트립닷컴이 한국 이용자와 규제 환경을 어떤 태도로 대하고, 결제 시스템의 책임을 어디까지 질 것인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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