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등 美와 재협상 국가들 혼란…트럼프 정치적 타격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에 부과해온 이른바 ‘상호관세’가 위법이라는 미 연방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집권 2기 들어 관세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 등 미국과 새로운 무역 합의를 체결한 국가들 역시 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 연방 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부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는 앞서 1·2심 재판부가 내린 위법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를 국가적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이를 근거로 전 세계 교역 상대국에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국가별로 차등 적용하는 상호관세를 매겨왔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해당 조치의 법적 토대가 사실상 붕괴됐다.
상호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통상 정책으로 꼽힌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교역 조건을 재조정하는 핵심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대법원 결정으로 행정부의 통상 권한 범위를 둘러싼 논란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와 새 무역 합의를 맺으며 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대규모 대미 투자나 시장 개방을 약속한 국가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한국 역시 상호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상당한 수준의 투자·협력 방안을 제시한 바 있어, 향후 협정의 법적·정치적 지위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국제 금융시장과 교역 현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관세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 흔들리면서 기존 공급망 재편 전략과 투자 계획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행정부의 통상 권한에 제동을 건 중대한 판결”이라는 평가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통한 입법 보완이나 다른 법적 근거를 모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그 과정에서 글로벌 무역 질서의 불안정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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