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권선구에 사는 자영업자 박모(46)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차박'에 빠졌다. '차박'은 여행할 때 자동차 안에서 자고 머무는 것을 말한다. 박 씨는 중학생 아들과 함께 일상을 탈출해 1박2일로 '차박'을 하면 자연도 즐기고 한주간 피로까지 풀린다고 말했다.
박씨의 차량은 구형 카니발로 차박하기에 적당하다. 박씨는 "뒷자석을 눕히고, 그 위에 에어매트를 깔면 넓직한 잠자리가 완성돼죠. 창문을 열고 모기장을 치면 바람도 솔솔 들어와서 시원합니다. 더위를 피해서 앞으로는 계곡쪽으로 돌아볼 생각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박씨의 중학생 아들도 처음에는 차박을 그리 달가워 하지 않았지만 노하우가 생기고 '차박'용 장비가 구비되면서 자연스레 즐기면서 적응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차박'은 코로나 19 이후 대표적인 비대면 여행법으로 자리잡았다. '차박'이 인기를 끌면서 일반 승용차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로 바꾸는 경향이 나타나거나 아예 차박용으로 개조된 자동차까지 출시됐다. 캠핑족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캠핑이나 '차박'이 유행하는 트렌드 변화는 빅데이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에서 여름휴가와 관련해 지난해와 올해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비교한 데이터를 공개했다.

올해 최근 5개월을 기준으로 전년도 동일 기간과 비교해 매스미디어와 SNS 채널(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 전 채널에서 데이터 약 8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보다 올해 여름 휴가에 대한 언급량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점점 확산되고 있었지만 여름 휴가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여름 휴가’ 관련 언급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19%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민의 관광행동 변화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한 트렌드를 보였다. 해외나 장거리 관광은 줄었고 '집근처의 자연친화적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안전하게 야외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제기한 관광활동 트렌드는 △근거리(Short distance) △야외활동(Activity) △가족단위(Family) △자연친화(Eco-area) △인기 관광지(Tourist site) △관광 수요회복 조짐으로, 코로나 시대 '생활권역' 내에서 '일상'과 연계된 관광을 즐기는 이른바 '생활관광'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백신 패스’ 도입 등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안이 마련되는 등 여름휴가에 대한 희망적인 분위기가 나오면서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언급이 늘어나는 추세다.
'여름 휴가 주요 차별·공통 키워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키워드 검색 상위권에는 ‘베트남’, 코타키나발루’, ‘공항’ 등 해외 관광지나 여행과 직접 관련이 있는 단어들이 많았으며 이는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막혀버린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심리와 미련이 표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들어 여름휴가 관련 키워드는 ‘근교 여행’, ‘한 달 살기’, ‘캠핑카’ 등 국내 여행과 관련된 단어들이 돋보였다.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국내 여행에 초점을 맞춘 키워드들이 다수 등장해 비록 코로나19 상황에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당장 해외여행을 갈 수 없는 대신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려 여름 휴가를 즐기려는 움직임이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휴가 유형별 버즈량에도 차이가 있었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가족 휴가→커플 휴가→우정 휴가→나 홀로 휴가 순으로 온라인에서 언급되는 버즈량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년도와 비교해 가족 휴가 관련해 ‘집’과 관련한 연관어 순위가 크게 상승했다. 더불어 ‘넷플릭스’, ‘랜선’과 같은 ‘홈캉스’ 키워드가 새롭게 나타났다.
둘이서 보내는 커플 휴가는 오히려 전년 대비 버즈량이 약간 증가했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안전하게 휴가를 즐기기 위해 고품질의 다양한 펜션에 대한 니즈(Needs)가 새롭게 등장했다. 모든 유형 중 우정 휴가는 외부 활동과 내부 활동에 대한 니즈가 둘 다 나타났고, 내부 활동의 경우에도 ‘취미 활동’, ‘홈파티’ 등 비교적 능동적인 요소가 두드러졌다. 나홀로 휴가는 반려동물과 함께 보내는 휴가에 대한 언급이 많았고, 혼자 사진을 찍으면서 조용히 휴가를 보낼 수 있는 ‘미술관’ 관련 언급량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한편 팬데믹(Pandemic) 속에서 갑자기 맞닥뜨린 지난해 여름 휴가에는 단순 할인 이벤트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이 많았다면,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에 특화된 상품을 출시하거나 유사 업종 기업 간 또는 지역과 제휴해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점차 고도화된 휴가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특히 여행·숙박 업계는 차별화된 호캉스 상품과 이색 서비스를 출시해 코로나19 시대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은용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코로나가 벌써 2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백신 접종이 점차 속도를 내고 있어 여름 휴가와 펜데믹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조금씩 희망이 보인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의 힘든 시기가 지나가고 모든 사람이 평화로운 시간을 맞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상용 한국관광공사 홍보실 과장은 "요즘 막힌 실내보단 트인 야외, 장거리보단 근거리 중심으로 여행을 선호하는 기류다. 제주도가 해외여행을 대체하는 휴가지로 부상했고, 리조트보다는 풀빌라·독채가 인기다. 또한 집 안에서 휴가를 보내는 '홈캉스' '북캉스' 호텔에서 보내는 '호캉스 '인구가 늘고 있다. 또한 아예 휴가를 포기한 이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BEST 뉴스
-
아모레퍼시픽 1위…한국콜마 하락·코스맥스 상승
국내 화장품 상장사 브랜드 순위에서 아모레퍼시픽이 1위를 지켰다. 한국콜마는 순위가 내려간 반면, 코스맥스는 상승세를 보이며 상위권 판도를 흔들었다. ‘K-브랜드지수’ 이미지=아시아브래드연구소 제공 빅데이터 평가 기관 아시아브랜드연구소는 16일 ‘K-브랜드지수’ 화장... -
서울시 공공배달앱 ‘땡겨요’, 소상공인 지원 취지 무색…불만과 논란 지속
땡겨요 로고 서울시와 신한은행이 함께 만든 공공배달앱 ‘땡겨요’가 도입 2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출범 당시에는 민간 배달앱의 과도한 수수료(최대 7~8%)를 줄이고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취지였으나, 실제 현장에... -
한전기술–남동발전, ESG 감사 역량 강화 손잡았다
한국전력기술과 한국남동발전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위해 감사 업무 분야에서 손을 맞잡았다. 3일, 한국전력기술과 한국남동발전 감사업무 협약체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오른쪽에서 다섯번째 한전기술 윤상일 상임감사, 왼쪽에서 네번째 남동발전 ... -
까르마, KLPGA 메이저 KB금융 스타챔피언십 후원 우승·홀인원 선수에 모션베드 증정
메모리폼 매트리스 침대 전문 브랜드 까르마(CALMA)가 25년 9월 4일부터 7일까지 블랙스톤CC에서 펼쳐지는 국내 여자 프로골프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의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다. 사진=까르마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
“칸쵸에서 내 이름을 찾아라”… 롯데웰푸드, 참여형 이벤트 진행
롯데웰푸드가 초코과자 ‘칸쵸’에 소비자 이름을 새기고, 이름 찾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롯데웰푸드 칸쵸 ‘내 이름을 찾아라’ 제품 연출컷 사진=롯데웰푸드 제공 이번에 새겨진 이름은 최근 국내에서 많이 등록된 신생아 이름 500개와 칸쵸 공식 캐릭터 이름 4개 등 총 50... -
농심 1위·대상 TOP10 신규 진입…식음료 상장사 브랜드 순위 재편
아시아브랜드연구소는 12일 발표한 ‘K-브랜드지수’ 조사에서 식음료 상장사 부문 1위에 농심이 올랐다고 밝혔다. ‘K-브랜드지수’ 이미지=아시아브랜드연구소 제공 ‘K-브랜드지수’는 아시아브랜드연구소가 국내외 연구진과 협력해 개발한 빅데이터 기반 브랜드 평가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