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0.50% 포인트 올랐다. 한국은행이 물가 급등이 이어지자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p) 인상했다. 사상 처음으로 '빅 스텝'을 밟은 것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3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0%포인트 올렸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4월, 5월에 이어 7월까지 최근 약 10개월 사이 1.75%포인트를 올림 셈이다. 특히 금통위가 통상적 인상 폭인 0.25%포인트의 두 배인 0.50%포인트를 올린 '빅 스텝'은 이번이 처음이다. 4월, 5월, 7월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도 전례가 없다.
금통위가 이처럼 이례적 통화정책을 단행한 것은 그만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 소비자)도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고,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 기록이다.

이번 한은의 빅 스텝에는 임박한 '한국·미국 기준금리 역전'도 염두해 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4∼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994년 이후 28년 만에 한꺼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고, 당시 한국의 기준금리 1.75%와 미국 1.50∼1.75%의 기준금리와는 0.00∼0.25%포인트 격차를 나타내 비교적 좁히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어 한국은행이 사상 초유의 '빅 스텝'을 결정했지만, 이달 중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을 막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투자 자금이 한국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는 떨어져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한은은 일단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인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한은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했기 때문에 미국과의 격차는 0.50∼0.75%포인트까지 늘려놨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준이 오는 26∼27일(현지시간)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다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국내 기준금리보다 0.00∼0.25%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결국 한미 금리 역전현상이 나타나면 잡으려고 했던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BEST 뉴스
-
[단독] "LG전자, 직원 10명 중 4명 잘린다…초대형 희망퇴직"
LG전자가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전자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기사화를 부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LG전자 소속을 인증한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분석된다. ... -
DB그룹 경영권 향방 중대 고비…김남호 명예회장, 법률 자문 검토
DB그룹 2세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두 달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내년 3월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연합 지난 6월 27일, DB그룹은 돌연 ... -
“출산 후 수혈 못 해 아내를 잃었다”…영주 A 병원 예고된 인재
지난 7월, 경북 영주시의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국비·지방비를 지원받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정작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조차 확보하지 못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 -
대한전선-LS전선 해저케이블 분쟁, 1년 넘긴 수사와 재계 파장
LS전선 동해공장 전경 사진=LS전선 제공 대한전선과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을 놓고 진행 중인 경찰 수사가 1년을 넘겼다. 비공개 영업비밀 침해 사건 특성상 혐의 입증이 까다로워 수사가 지연되는 가운데, 이번 사안이 국내 해저케이블 산업 주도권과 재계 구도에 ... -
박주민 “오세훈, 비(非)강남 버렸다”…경전철 공약 ‘빈 껍데기’ 전락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동북권 경전철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균형발전 공약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21일 열린 ‘오세훈 시정 3... -
인천공항 제4활주로서 화물차 사고 사망…공항 안전관리 또 도마 위에
26일 오전 6시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서 50대 남성 A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공항 외곽 울타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합뉴스] 사고 충격으로 크게 다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