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대표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작된 도박…거짓말과 사채까지 이어졌다” 고백
설립 두 달 만에 100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한국 AI 검색 시장의 핵심 유망주로 떠올랐던 오픈리서치가 창업자의 도박 자금 유용 사실이 폭로되며 사실상 붕괴에 직면했다.
카카오브레인 대표 출신으로 기술 업계에서 신뢰를 구축했던 김일두 대표가 11일 직접 투자금 유용 사실을 인정하면서, 투자사와 업계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2024년 4월 라스베이거스 출장 중 처음 카지노를 접했고, 장기간 지속된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였다”며 “불법 카지노에서의 큰 당첨이 고통을 잊게 해 반복 도박으로 이어졌고, 손실을 메우려다 자금 대여 요청과 사채까지 빌리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자금 압박을 피하려 거짓말을 반복하게 됐다”고 말해 투자금 도박 유용 의혹을 사실상 모두 인정했다.
오픈리서치는 올해 3월 자연어 기반 AI 검색 플랫폼 ‘oo.ai’를 출시하며 ‘한국판 Perplexity’로 불렸다.
이 과정에서 국내 대표 벤처캐피털들이 과감한 투자를 집행했다.
LB인베스트먼트(약 40~50억 원), 미래에셋벤처투자(약 20~30억 원),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약 5~15억 원) 정도로 총 100억 원 규모의 시드 라운드로, 시드 단계 기준에서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였다.
김 대표의 카카오브레인 경력과 AI 검색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서비스 접속이 중단되고 내부 인력 이탈이 이어지며 ‘경영 이상설’이 현실화됐다. 기술 개발도 멈췄고 회사는 사실상 운영 불가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사들은 내부 진상 파악에 착수했고, 일부는 법적 조치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회사가 보유한 실질 자산이 거의 없어 투자금 회수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 대표는 “투자자와 대여자 모두에게 피해가 없도록 반드시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매출 기반 정기 변제, 월별 현금 흐름 공개, 도박 치료 이행 등을 약속했지만, 업계는 실효성에 회의적이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 비리 문제가 아니라 한국 초기 스타트업 투자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나온다.
특히 기술 검증이나 내부 통제 없이 ‘네임밸류 중심’으로 투자금이 몰리는 구조, Seed 단계에서 수십억 원대 투자가 이뤄지는 비정상적 시장 분위기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혁신을 향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던 스타트업이 창업자의 일탈 하나로 전면 붕괴한 이번 사태는, 국내 AI 생태계 전체에도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
한 VC 관계자는 “창업자 개인의 명성과 경력에만 의존해 검증 없이 대규모 투자가 집행된 결과”라며 “스타트업 투자 문화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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