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싱은 동방의 베니스로 불리는 중국의 몇 지역 가운데서도 가장 빼어난 곳이다. 바로 긴 인문유산과 더불어 지금도 교육의 중심도시로 고아한 기풍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샤오싱은 항저우만 치엔탄강 남쪽에 자리잡고 있다. 물길이 도시를 가로질러 가로세로로 펼쳐져 도시로 작은 배가 지나다닌다.
이곳의 역사를 설명해주는 한 인물이 있는데 바로 그가 우왕(禹王)이다. 창지앙이든 황허든 홍수가 있는 곳에는 그에 관한 전설이 꼭 있는데, 그 가운데 절정이 바로 샤오싱이다.

바로 그가 수신 공공과 싸운 회계산이 있는 곳이자, 그의 무덤이 있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의 무덤은 이곳이 4000년 전 하(夏)나라 때 적지 않은 역할을 한 도시라는 것을 증명한다.
무엇보다 이곳은 중국 근대 지성의 상징인 루쉰(魯迅)의 고향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루쉰뿐만 아니다. 중국의 영원한 총리 저우언라이, 여성 혁명가 추진, 베이징대학 총장이자 중국 현대 교육의 상징인 차이위앤페이 등 샤오싱은 상상 이상으로 많은 인물을 배출했다.
또 샤오싱은 중국 8대 명주에 들어가는 샤오싱주(紹興酒)의 고향이다. 샤오싱은 상하이에서 기차로 2시간 반 정도면 갈 수 있고, 항저우에서는 기차나 버스로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에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곳이다.
루쉰지니엔관(魯迅紀念館)은 중국 근현대 인물 가운데 가장 중국인에게 사랑받는 인물인 루쉰의 옛집을 보전한 것이다.

중국인에게 근현대 인물 가운데 꼽으라면 보통은 루쉰과 저우언라이(周恩來)를 꼽는다. 쑨원(孫文)이 건국의 아버지로 숭앙받는다면 루쉰은 당대의 인물로 중국인들의 정신에 깊이 각인된 인물이다.
그리고 마오쩌둥이 정치 1인자로 군림했다면 저우언라이는 2인자로 중국인들의 복리와 안전을 위해 몸을 바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사실상 샤오싱 사람이라면 사람들은 더 놀랄 것이다. 루쉰은 저지앙성 샤오싱에서 출생했다. 조부의 하옥(下獄), 아버지의 병사(病死)로 고통을 겪었으며, 1898년 난징의 강남수사학당(江南水師學堂)에 입학한 후 당시의 계몽적 신학문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1904년 센다이의학전문학교(仙臺醫學專門學校)에 입학했으나, 일본인들의 중국인에 대한 부당한 처우 등을 보고, 그는 중국인들의 몸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에 귀국해서 학문 연구는 물론 글쓰기와 교육 운동으로 국민 계몽에 나섰다.
전근대를 가르켜 ‘식인(食人)의 역사’라고 칭한 『광인일기』(狂人日記)를 비롯해 『아큐정전』(阿Q正傳) 등을 남겼으며, 지하 운동과 교육 운동을 통해 중국 현대 정신이 태동하는 데 큰 몫을 했다.
루쉰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기념관으로 루쉰의 육필 원고와 편지 등 600여 점의 자료가 있다. 기념관 옆 생가에는 루쉰이 성장한 흔적들을 볼 수 있다.
생가에는 이곳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볼 수 있는 백초원과 샤오싱 민간생활을 볼 수 있는 민속박물관의 기능을 같이 하고 있다. 또 집 맞은편에는 루쉰이 공부하던 싼웨이슈위(三味書屋)도 있다.
루쉰 고가 옆에 있는 셴헝지우디엔(咸亨酒店 함형주점)은 루쉰의 소설에 등장해서 특히 유명해진 음식점이다. 루쉰루 44호에 있는데, 이름은 주역에서 따왔는데, 모든 것이 길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시내에는 저우언라이주쥐(周恩來祖居)도 있다. 이곳은 저우언라이의 조상들이 대대로 살아왔던 것이다. 저우언라이는 할아버지가 지앙쑤에서 일해 이사를 했으나 1939년 이곳에 내려와서 친구들과 각계 인사를 만나는 등 항일구국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저우언라이 역시 할아버지 때부터 임지가 옮겨다녀 지앙쑤 등을 다녔지만 집안의 고택은 샤오싱에 있고, 그 역시 이곳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미인과 명필을 만나기 위해서는 시챰만(西施故里 서시고리)와 란팅(蘭亭)을 다녀와야 한다. 경국지색(傾國之色)의 대표격인 미녀 서시의 고향이다.
후완샤지앙(浣紗江)가에 있는데 안에는 서시의 조각상이 서 있다. 주위에는 왕희지가 쓴 ‘완사浣紗’의 진본 흔적도 볼 있다. 란팅은 서시의 옛집으로 가는 길에 있다. 왕희지가 당대 인물들과 모여서 글을 쓴 곳이다. 지금은 다양하게 정비되어 꼭 들러볼 만한 곳이다.
둥후(東湖 동호)는 샤오싱 중심에서 약 5km 떨어져 있다. 진시황이 순례할 때 들르기도 했던 곳이다. 호수와 더불어 기암과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다.
글/사진= 조창완 여행 작가,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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