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히키꼬모리'는 우리 말로 '틀어박히다'라는 뜻이다.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인간관계와 가족관계를 단절하고 방안에서 틀어박힌 은둔형 일본 청년층을 일컫는다. 일본의 히키꼬모리는 전국에 80만명에 육박하면서 일본의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히키꼬모리 현상은 국내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은둔형 회톨이'라 부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취업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제적 독립을 포기한 은둔형 외톨이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가 전무하다. 지난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잠재적 위험군을 포함해 약 21만명의 은둔형 외톨이가 있을 것으로 추산한 자료가 있을 뿐이다. 한국청소년상담원 등 민간 기관들은 국내에 은둔형 외톨이가 30만~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연구원이 ‘서울 청년에게 내 집이란?’과 ‘서울 청년에게 관계와 감정, 그리고 고립이란?’을 주제로 설문을 조사한 결과 서울 청년 중 2.9%가 방에서 안 나가거나 인근 편의점에만 외출하는 ‘은둔형 고립 청년’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 ‘은둔형 고립 청년’ 중 32.0%는 은둔기간이 3년 이상에 지속됐으며 은둔 계기는 ‘취업이 안 돼서(41.6%)’, ‘인간관계가 잘되지 않아서(17.7%)’ 등이라고 꼽았다.
◇서울 청년에게 내 집이란? 휴식의 공간
설문 결과에 따르면 서울 청년에게 집의 의미는 ‘휴식의 공간(29.8%)’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전국의 청년은 ‘가족과 함께하는 공간’으로서 의미가 26.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자산증식을 위한 중요한 수단’은 서울이 4.1%로 전국 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서울 청년의 내 집 마련 욕구는 73.9%로 전국 68.6%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자녀는 꼭 낳아야 한다’와 ‘결혼은 꼭 해야 한다’라는 응답률은 서울이 각각 38.2%, 38.4%로 전국 41.8%, 42.0%보다 낮게 조사됐다. 서울 청년은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자산증식과 보전(30.3%)’, ‘임대료 상승 부담(28.0%)’ 순으로 꼽았고, 전국의 청년은 ‘이사 안 하고 살 수 있어서(27.5%)’, ‘자산증식과 보전(26.1%)’ 순으로 꼽았다.
서울 청년 중 내 집을 소유하고 있는 비중은 4.5%로 전국 7.8%보다 낮았고, 내 집 마련을 포기한 비중은 서울이 15.4%로 전국(10.9%)보다 높은 편으로 분석됐다. 서울 청년의 53.0%가 ‘부모님 도움 없이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하다’고 응답했으며, 현재 자가, 전세 보증금 등 주거 관련 비용을 부모가 부담하는 비중도 44.4%로 전국(34.3%)보다 높게 나타났다.
◇서울 청년, 행복한 삶의 요건 1위 ‘자아성취와 목표의식’
한편 서울 청년의 행복한 삶을 위한 조건으로 1위는 ‘자아성취와 목표의식(23.9%)’으로 나타난 반면, 전국 청년은 ‘경제력(28.1%)’을 가장 높게 꼽았다. 개인이 선호하는 가치관으로는 청년 과반수가 ‘이상보다 현실’, ‘과정보다 결과’, ‘집단보다 개인’을 더 중요시했다. 이런 경향은 서울이 전국보다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청년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부정적인 감정 경험률 중에는 ‘모든 일이 힘들었다(37.3%)’가 가장 높았고, ‘잠을 설쳤다(33.9%)’, ‘뭘 해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24.0%)’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일주일간 혼점, 혼술 경험률은 서울 청년이 각각 65.6%, 21.3%로 전국 53.7%, 15.0%보다 다소 높았다.
한편 이번 서울 청년의 감정을 반영한 설문조사 결과를 접한 서울청년센터 '오랑'의 운영자는 "서울 청년이 전국 청년보다 치열한 환경에 처해있기 때문에 나온 안타까운 데이터로 보인다"면서 "치열한 경쟁속에서 자칫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서울 청년을 위해 꼼꼼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든다"고 말했다.
권미혁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의견에 따르면 공동체 붕괴와 세대간 갈등, 취업난 등이 은둔형 외톨이와 같은 새로운 사회적 고립자를 만들고 있어 시급한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청소년 세대를 거쳐 오랜 기간 숨어지내는 은둔형 외톨이들에 대한 사회적 포용 등의 대안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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