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7일 이재명 정부의 대통령실을 상대로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기준과 절차에 대한 공개 질의서를 제출하고, 검증 시스템의 투명성 제고와 제도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오광수 민정수석 후보자의 검증 실패 사례는 현 정부 인사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며, 대통령실 차원의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개질의는 오광수 후보자에 대한 사전 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들을 계기로 마련됐다. 오 후보자는 검찰 재직 시절 차명 부동산 보유,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누락, 저축은행 사주와의 차명 대출 관여 의혹 등 복합적인 논란에 휩싸였으나, 해당 문제들이 인사검증 단계에서 사전에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검증시스템의 사각지대와 윤리 기준의 허술함이 동시에 지적됐다.
경실련은 이번 공개 질의를 통해, 민정수석 본인의 인사검증이 누구에 의해 어떤 절차로 이루어졌는지를 비롯해, 검증 과정에서 관계기관 간 협조가 실제로 이뤄졌는지 여부, 검증 기준이 구체적으로 존재하고 공개 가능한 수준인지, 그리고 개별 검증 항목 및 관련 자료의 공개 범위는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에 대해 대통령실의 입장을 요청했다.
아울러 검증 항목 구성 기준이 정권 출범 이후 변경된 바 있는지, 공직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첨부되는 서류의 확대와 대국민 공개 필요성, 반복되는 인사검증 실패의 근본 원인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은 무엇인지, 그리고 국민추천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여부 등 총 8개 사항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장은 “셀프 검증 구조로는 고위공직자 윤리 검증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면서 “검증 전문성 부족과 정보 비공개 관행이 국민 신뢰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택수 부동산국책사업팀장 역시 “검증 시스템은 형식적으로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핵심 윤리 항목이 누락되거나 청문회 자료조차 부실하게 제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정지웅 시민입법위원장은 “국민추천제 역시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정부가 약속한 공직사회 개혁의 실현을 위해서는 검증기준의 투명한 공개와 국민에 의한 감시 가능성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대통령실에 대해 이번 질의서에 대한 공식 회신을 요청했으며, 회신 결과에 따라 후속 입장 표명과 제도 개선 요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경실련은 이날 회견에서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공정 인사의 약속이 지켜지려면, 검증 기준은 더 이상 은폐되어선 안 된다”며 “대통령실이 이번 사안을 단순한 문제 제기로 넘기지 말고, 제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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