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교육도 안 받은 신입생…정부 매뉴얼, 현장과 괴리"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전국 주요 대학 연구실에서 잇따라 화재와 폭발 사고가 발생하며 연구실 안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신입생이 최소한의 안전교육조차 받지 않은 채 위험물 처리를 하다 화상을 입은 이번 사고는, 현행 안전 관리 체계의 구멍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남양주갑)은 2일 충남대학교에서 발생한 연구실 화재 사고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연구실 안전 매뉴얼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사고는 신입 대학원생이 미사용 시약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성상이 다른 두 물질인 크롬옥사이드와 아세톤을 동일 폐액통에 함께 버리면서 화학 반응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발생한 화염으로 학생은 얼굴과 목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문제는 이 같은 혼합 폐기가 위험물안전관리법상 명백한 금지사항이라는 점이다. 크롬옥사이드는 제1류 위험물, 아세톤은 제4류(인화성 액체)로 분류되며, 서로 혼재해선 안 된다. 하지만 피해 학생은 관련 교육조차 받지 못한 상태였다.
실제로 이 학생은 석사과정 1학년 신입생으로, 지난 4월 29일 실시된 연구실 안전 집합교육조차 수료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고 당시 보안경과 마스크 등 안면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실험에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4월 한양대, 6월 KAIST에서 발생한 연구실 폭발사고와도 유사한 양상이다. 이들 사고 역시 기본적인 안전수칙 미준수가 핵심 원인이었다.
최 위원장은 “올해에만 벌써 세 차례나 대학 연구실에서 화재와 폭발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국회는 관련법을 개정해 예방책을 마련했지만, 정작 과기정통부의 후속 지침은 여전히 현장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은 연구실 안전 제도가 현장에서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과기정통부에 여러 차례 점검을 지시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위원장은 오는 과기정통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배경훈 후보자에게 관련 문제를 정면으로 질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 인재들이 매일 머무는 공간이 바로 대학 연구실”이라며 “이제는 정부가 국회와 함께 적극적으로 연구실 안전사고 예방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BEST 뉴스
-
[단독] 환율 미쳤다…미국 공항서 달러당 2100원에 거래 중
미국에서 1달러를 매입하려면 한화를 2000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러스트=픽사베이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LA LAX공항 내부 환전소에서 교민들이 달러를 구입할 ... -
올림픽대로 끝자락 ‘스테이지28’ 민간 표지판이 9개나?
서울 강동구 고덕동, 올림픽대로의 끝자락을 달리다 보면 눈에 띄는 표지판이 있다. KB뉴스영상 화면 갈무리 출처=KBS ‘3차로로 진입하세요’라는 안내 바로 옆에 ‘스테이지28 방향’이라는 글씨가 붙어 있다. 분기점에도, 진입로에도, 측도에도 같은 표지판이 반복된다. 세어보니 ... -
가평 크리스탈밸리CC서 카트 추락…70대 근로자 사망
18일 오후 1시경 경기도 가평군 상면 대보리 소재 크리스탈밸리 컨트리클럽(CC) 내 도로에서 작업용 카트가 5미터 아래로 추락해 70대 근로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즉시 구조에 나섰으나, 두 사람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 -
[단독] FDA에 이름 오른 '에이피알'… 'K-뷰티 신화'에 드리운 먹구름
에이피알(APR) 김병훈 대표 사진=연합뉴스 ‘메디큐브(Medicube)’로 대표되는 에이피알(APR)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K-뷰티의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에이피알을 이끄는 김병훈 대표는 ‘디지털 감각’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SNS 중심의 브랜드 확산 전략을 ... -
매크로 예매는 불법인데… 티켓베이는 왜 처벌받지 않나
티켓구매 (CG) [연합뉴스TV 제공] 프로야구와 인기 가수 공연 티켓을 자동 프로그램(매크로)으로 대량 예매해 되판 업자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경찰은 최근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로야구 입장권을 무더기로 예매한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은 초당 수백 회 클릭... -
호반그룹, 성장인가 무리수인가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과 장남 김대헌 사장 사진출처=연합뉴스 인천 송도의 호반써밋송도오피스텔에서 시작된 전기료 소송이 호반그룹의 책임 구조를 둘러싼 근본적 질문으로 번지고 있다. 입주민들은 “인근 단지보다 두 배 이상 전기료를 내고 있다”며 시공사인 호반건설을 상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