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와 동북아역사재단이 공동 주최한 광복 80주년 기념 학술회의가 이승만 전 대통령 미화 일색의 발표로 채워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국민 세금 약 1억3000만원이 투입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역사 해석의 편향성과 혈세 낭비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해당 행사는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 현대사의 새로운 시각: 탈식민, 군정, 민주주의’ 국제학술회의로, 주최는 서울대(총장 유홍림)와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박지향)이 맡았다.
이번 학술회의는 총 7개 세션으로 구성됐으며, 특히 4일 진행된 제3세션 ‘이승만에 관한 논쟁’에서 발표된 내용들이 객관적 검증보다는 이승만 미화에 집중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대 유 총장은 개회사에서 “역사를 둘러싼 다양한 시각을 존중하길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실제 발표에서는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사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학술적 균형 대신 특정 인물 찬양에 치우쳤다는 비판이다.
학술회의 자료집에 수록된 애리조나주립대 양성익 교수의 발표문 「이승만의 자유주의의 재고찰」은 “이승만은 뉴라이트를 비롯한 한국 보수파로부터 큰 존경을 받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이후 발표된 4편의 논문 모두 실증적 분석보다는 이승만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뉴라이트 인사로 분류되는 오영섭 독립기념관 이사는 「미군정 하에서 이승만의 단독정부 수립 제안」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이 전 대통령을 ‘해방 공간의 정치적 승리자’이자 ‘한국 독립 문제 해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인물’로 묘사했다.
문제는 이러한 편향적 역사 해석에 국민 세금이 대거 투입됐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을호 의원실이 확보한 예산 집행내역에 따르면, 총 1억6000만원의 예산 중 실제 집행된 금액은 약 1억3000만원에 달했다. 이 중 동북아역사재단이 7466만원, 서울대가 약 6000만원을 각각 사용했으며, 초청 교수 강연료(2580만원), 항공·숙박비(5065만원) 등 운영비가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정을호 의원은 “광복절은 특정 정치인의 날이 아니라 국민 주권을 되찾은 날”이라며 “임시정부의 법통과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외면한 채 이승만 미화에 혈세를 퍼부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역사 왜곡에 가까운 발표가 ‘학술’이라는 이름 아래 반복되고 있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국회 차원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예산 점검에 착수할 것이며, 불필요한 경비는 모두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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