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 노인복지의 사각지대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병원 동행’ 문제는 그동안 충분히 주목받지 못했지만, 실상 고령자 개인은 물론 가족과 지역사회 전체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대표적인 돌봄 공백이다.
고령자는 만성질환을 동반한 정기적인 병원 방문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신체적·인지적 제약으로 인해 병원에 스스로 가지 못하거나, 이동과 진료 절차에 대한 불안 때문에 치료를 기피하는 경우도 많다.
가족이 상시 동행하기도 어렵고, 요양보호사는 외부 활동에 대한 법적 제한이 있다.
이처럼 병원 진료의 ‘접근성’이 낮아지면 결국 치료 시기를 놓치고, 그로 인한 의료비·사회적 비용이 급증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시니어 병원동행 서비스다.
이는 단순한 교통 지원이 아닌, 병원 이동부터 진료 대기, 접수·수납, 의사소통 보조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동행 지원 서비스다.
최근 몇몇 지자체와 민간 스타트업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며 그 실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서울시의 ‘어르신 동행지원 서비스’는 정기적인 병원 이용이 필요한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돌봄 인력이 병원 방문 전 과정을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용자 만족도가 90%를 넘고, 재방문율도 높다. 의료진 역시 보호자 부재로 인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한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일본 도쿄도는 노인을 위한 ‘진료 동행 자원봉사단’을 제도화했으며, 영국 NHS는 지역 커뮤니티 중심으로 고령자 ‘헬스케어 내비게이터’ 제도를 운용한다.
미국 뉴욕의 경우, 민간-비영리 기관이 협력해 병원 이동 및 의료 통역을 포함한 ‘메디컬 에스코트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이들 서비스는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질병의 조기 발견 및 치료율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는 한국도 제도권 차원에서 병원동행 서비스를 본격화할 때다.
우선, 장기요양보험이나 지역사회통합돌봄 서비스 내에 병원동행 항목을 정식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민간 플랫폼과 협업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일정 교육을 받은 돌봄 인력이 의료현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고령친화 산업의 하나로 육성한다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병원에 갈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 갈 수 없게 되는 것이 문제다.
초고령사회에서 ‘아프면 치료받을 권리’조차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병원동행 서비스는 노인의 건강권을 지키는 최소한의 사회적 장치이자, 가족 돌봄 부담을 분산시키는 현실적 해법이다.
한국동행서비스협회는 서울시 강동구와 업무협약을 통해 지역 내 거주 시니어들에 대한 병원동행 서비스 중 반듯이 필요한 병원이동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동서비스를 총괄하는 협회 민창필 이사는 “재가복지를 이용하는 환자들이 정기적·비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할 때 ‘DOOR TO DOOR’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하는 병원동행서비스중 차량이동서비스를 직접 지원하는 지자체는 강동구청이 유일하다.
한국동행서비스협회 MOU담당 박종모 이사는 시니어를 위한 다양하고 세밀한 서비스의 확대는 정부기관 및 지자체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도 문의가 증가한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함께 시니어들에 대한 돌봄과 지원시스템을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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