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 운영사 아이아이컴바인드의 김한국 대표가 장시간 노동·무급 초과근무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현장과 여론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늦었지만 의미는 있다”는 평가와 “사과보다 중요한 건 책임”이라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된다.
언론 인터뷰와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드러난 내부 반응은 대체로 냉담하다. 전·현직 디자이너들은 “사과문은 나왔지만, 우리가 겪은 현실에 대한 구체적 책임 언급은 없었다”고 말한다.
사과 자체에 대해선 “대표가 직접 나선 점은 평가할 만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전반적인 정서는 비판 쪽에 가깝다.
“사과문 잘 쓰는 회사는 많다” “연매출 1조 가까이 벌면서 초과수당이 없었다는 게 더 충격” “선택적 근로시간제? 그게 제대로 지켜질지 누가 보장하나” “사과보다 근로감독 결과부터 공개하라” “재량근로제라는 이름이었지만 실제로는 퇴근 시간을 정할 수 없었다” “사과문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말은 있지만, 주 60~70시간 근무에 대한 보상 언급은 빠져 있다” “근태 시스템 도입은 이제서야 기본을 하겠다는 이야기” 특히 내부에서는 ‘왜 지금이냐’는 반응이 많다.
일부 직원들은 “문제가 불거지고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이 시작된 뒤에야 사과가 나왔다”며 자발적 반성이라기보다는 사후 대응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사과는 기업 이미지 관리 차원일 뿐” “문제는 ‘사과 여부’가 아니라 임금 미지급과 근로시간 위반 여부” “근로감독 결과에 따라 과태료·시정명령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줄을 잇고 있다.
일부 단체는 “고성장·고이익 기업일수록 노동권 침해에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며, 젠틀몬스터 사례가 ‘창의 직군 착취’의 전형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재량근로제를 이달부로 전면 폐지하고, 출퇴근 시간을 일정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오는 4월부터는 근태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출·퇴근 시간을 명확히 기록하고, 초과근무가 발생할 경우 “오차 없는 보상”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표이사의 직접 사과가 나온 배경에는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착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국은 재량근로제의 적법성과 실제 운영 실태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시정 조치나 행정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회사 측은 “정부 조사 이전에 내부 판단으로 제도 개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뒤늦은 대응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성장 속도가 내부 시스템을 앞질렀다’는 전형적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016년 매출 1500억 원대에서 불과 몇 년 만에 연매출 7000억 원대 기업으로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1조 원 매출 전망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매출 급증과 높은 영업이익률 이면에서 인사·노무 관리 체계는 충분히 정비되지 않았다는 점이 이번 논란으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김한국 대표의 사과는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을 넘어, 젠틀몬스터가 ‘일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겠다는 선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다만 현장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지, 그리고 노동당국의 조사 결과에 어떤 후속 조치가 뒤따를지는 여전히 남은 과제다.
화려한 마케팅과 글로벌 확장으로 상징되던 젠틀몬스터의 성공 서사가, 이번 사과를 계기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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