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테리어·건축자재 대기업 LX하우시스가 협력사와의 하도급 분쟁으로 오는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불려나온다.

피해 협력업체 현글라스가 제기한 “수십억 원대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허위 회계 처리” 주장과, LX하우시스의 “사실무근” 반론이 정면 충돌할 전망이다.
현글라스 김현수 대표는 2019년 이후 원부자재 가격 급등에도 하도급 단가 조정이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기성금이 원자재 매입 비용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는 설명이다. 또한 LX하우시스가 착공 전 현장 공사비를 ‘선급금(적송금)’ 명목으로 지급한 뒤, 내부 감사 지적 이후 ‘대여금’으로 전환하면서 차용증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는 분식회계와 허위 공시 의혹에 해당한다”며 공정위 조정 절차를 통해 약 46억 원 피해 보전을 요구했지만 결국 협상은 무산됐다. 결국 자금난을 버티지 못한 현글라스는 올해 초 폐업했고, 7천여 평 부지와 생산설비까지 경매에 넘어갔다.
LX하우시스는 “현글라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단가와 물류비는 협의를 통해 결정했으며, 일방적으로 하도급 대금을 정한 적이 없다. 33개 현장 대금도 모두 지급·정산 완료됐다”고 밝혔다. 원자재 비용 급등에 대해서도 “이는 현글라스 재무 악화로 인해 직거래가 끊기면서 대리점을 통한 구매가 불가피해 발생한 비용 상승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선급금 지급 역시 “납품 지연으로 공사가 중단될 것을 우려해 협력사를 지원한 것”이라며 “분식회계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현글라스 측은 LX하우시스가 적자에도 고액 배당을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LX하우시스는 실제 배당 내역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2022년 영업이익은 149억 원에 불과했지만 배당금은 20억 원(1주당 200원)으로 적자 상황에서도 배당이 유지됐고, 2023년 영업이익이 1,098억 원으로 회복되자 배당금은 170억 원(1주당 1,700원)으로 확대됐다.

국회 정무위는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노진서 LX하우시스 대표를 상대로 하도급 대금 조정 여부, 선급금의 대여금 전환 회계 처리, 배당 정책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피해자인 현글라스 김현수 대표 역시 참고인으로 출석해 구체적 증언을 예고했다.
정무위 소속 이정문 의원(더불어민주당, 변호사 출신)은 “하도급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정황이 다수 확인된다”며 “또 다른 협력업체 사례까지 포함해 LX하우시스의 갑질 실태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LX하우시스와 현글라스의 갈등은 단순한 거래 분쟁을 넘어 대기업-협력사 관계, 회계 투명성, 지배구조의 책임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양측 주장이 맞붙으며, 공정위와 감사기관의 후속 조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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