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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물 없다던 특급호텔, 경찰 오자 나왔다”

  • 김세민 기자
  • 입력 2025.11.1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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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대표하는 한 특급호텔이 고객 신뢰와 내부 경영 모두에서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최근 발생한 분실물 은폐 논란이 호텔의 고객 대응 체계를 드러냈다면, 지난 5년간 다섯 차례나 교체된 대표이사는 조직의 리더십 불안을 보여준다.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고급호텔이 팔아야 할 ‘신뢰’라는 가치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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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 주니어 스위트룸. 2013.1.13  연합뉴스
 

서울의 한 특급호텔 스위트룸에 투숙했던 고객 A씨는 지난달 퇴실 직전 객실 내 TV 옆 충전기 위에 고가의 휴대폰을 두고 나왔다. 곧바로 객실팀과 프런트, 분실물센터에 연락했지만 호텔 측의 답변은 세 번 모두 같았다. “객실, 청소팀, 세탁실 어디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CCTV 각도상 물품 위치가 명확히 보이는 자리였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호텔은 “분실 위치를 명확히 기억하지 못한 것 같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상황이 바뀐 것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뒤였다. 수색 10분 만에 A씨의 휴대폰은 호텔 지하 세탁물 보관 구역에서 발견됐다. 경찰 출동 직전까지 세 차례 “없다”고 답했던 호텔이 돌연 “린넨 수백 장을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하자, 고객 응대 과정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해당 호텔은 본지에 “당직지배인실과 하우스키핑 등 모든 부서가 협력해 분실물 확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다만 일부 부서 간 커뮤니케이션 미비로 불편이 있었다”고 서면 회신했다. 이어 “투숙하신 2박 전액을 환불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고객 측은 “사후 보상보다 왜 경찰 오기 전까지 없다 했는가가 핵심”이라며 “호텔이 사실을 왜곡하고 연락을 끊었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물품 분실을 넘어, 객실 내부에서 고객 물품이 사라진 뒤 세탁물 보관 구역에서 발견된 과정 자체가 호텔의 내부 관리 시스템에 결함이 있음을 보여준다. 고급 호텔이라면 기본적으로 고객의 물품 동선을 추적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세탁물 분류·보관·보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고객이 세 차례 “없다”는 답변을 들은 뒤 경찰 출동 후 10분 만에 물품이 나온 것은, 시스템이 아니라 개인의 판단에 의존한 ‘우연한 발견’에 가까웠다.


내부 직원들도 피로감을 호소한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부서 간 격차가 너무 크다”, “총지배인이 바뀔 때마다 기준이 달라진다”, “빨리 나오는 게 현명한 회사”라는 글이 올라온다. 한 직원은 “서비스 교육보다 보고 체계가 더 중요해진 조직”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내부 불안정성은 결국 고객 서비스 현장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고객 커뮤니티에서도 불만이 잇따른다. 호텔 이용객들은 “바우처 현금영수증 처리 지연”, “예약 응대 불친절”, “엘리베이터 혼잡”, “리모델링 필요” 등 다양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분실물이나 예약 취소와 같은 사후 응대 과정에서 “고객센터 연결이 어렵다”는 경험담이 반복적으로 올라오며, ‘명성 대비 서비스 품질이 아쉽다’는 반응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고객 불만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급호텔은 숙박이 아닌 신뢰를 판매하는 업종이다. 객실 내 물품이 사라지고, 세 차례 “없다”는 답변을 받은 뒤 경찰이 오자 바로 발견된 사건은 그 신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신호다. 여기에 대표이사 교체가 반복되며 내부 매뉴얼의 일관성과 책임체계가 약화됐다면, 문제는 구조적이다.

 

특급호텔이라면 단순한 사후 보상보다, 분실물 발생 이후의 탐색 절차와 책임 구조, 고객 안내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동시에 잦은 인사 이동과 리더십 교체로 인한 내부 피로를 해소하고, ‘고객 신뢰 회복’을 중심에 둔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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