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중앙당의 주거래은행을 KB국민은행에서 NH농협은행으로 조용히 변경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5월 이후 국민의힘은 중앙당 후원회 계좌 홍보에서 기존 국민은행 대신 농협은행 계좌를 전면적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중앙당 관계자도 이를 공식 인정했다.
12일 국민의힘 관계자는 위메이크뉴스에 “선거를 앞두고 당사 담보대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NH농협은행이 대출 가능 금액과 금리에서 더 유리해 변경했다”고 밝히며 “정당법상 당비·국고보조금 입금 계좌는 1곳만 지정할 수 있어 농협은행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오랫동안 국민은행 계좌로 당비를 납부해온 당원이 많아 한동안 두 은행 계좌를 병행 공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국민의힘의 후원회 계좌 변경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과 KB국민은행이 대출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었다는 소문이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나왔으며, 양측 모두 이를 “사실무근”이라고 부정해 왔지만 단순한 금리·대출조건만으로 주거래은행을 바꿨다는 설명에 대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연간 10억20억 원의 후원금, 80억100억 원의 당비, 분기별 수십억 원 규모의 국고보조금 등 일반 기업 못지않은 대규모 금융거래를 지속해 온 대표적 ‘정치 고객’이다. 특히 정당의 주거래은행은 단순한 금융 거래처를 넘어 정당자금 관리, 보조금 집행, 당무 운영 자금 흐름까지 직결되는 만큼 매우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국민의힘은 자유한국당 시절인 2019년 5월 KB국민은행에 후원계좌를 개설한 이후 대선·총선 등 굵직한 선거자금을 KB를 통해 운용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총선 당시 국민의힘은 177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수령했고, 국민의미래가 받은 28억 원 또한 합당으로 인해 국민의힘에 귀속됐다. 21대 대선 당시 지급된 보조금은 무려 242억 원에 달했다. 수백억 원 규모의 자금 흐름이 이미 KB 계좌에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농협은행으로의 ‘전면 갈아타기’가 단순한 실무적 선택만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역시 중앙당 후원계좌로 NH농협은행을 사용하고 있어, 이번 결정으로 여야 1·2당이 모두 농협은행을 사실상 주거래은행으로 두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NH농협으로 쏠리는 배경은 단순한 금리 경쟁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농협은행이 선거자금·정당자금 분야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구축하려는 흐름이라는 관측, 또는 양당의 자금 운용 전략 변화 등이 맞물렸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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