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앞두고 요금 묶더니, 노동자만 희생”
- 오세훈 시장 책임론 커진 서울 시내버스 파업
서울 시내버스 파업으로 시민 불편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출퇴근길 혼란이 최고조에 달했고, 교통약자와 고령층의 이동권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내일도 파업이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시민 불만은 극대화되고 있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 사태를 둘러싸고 현장 기사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서울 시내버스 소속 기사 김씨는 본지에 “이번 파업은 단순한 임금 갈등이 아니라, 서울시의 정책 선택이 누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작년 임금 협상을 1년 가까이 끌어왔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고, 결국 서울 시내버스가 멈추는 사태로 이어졌다”며 “요금은 선거를 이유로 동결하면서 기사 임금은 사실상 동결 수준으로 방치했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1500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경기·타지역은 이미 지난해 요금을 1700원으로 인상했다. 김 씨는 “요금 동결의 부담을 기사 임금으로 떠넘기는 구조”라며 “연 0.5% 임금 인상안은 1만8000명 기사들을 우롱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임금 격차로 서울을 떠나는 기사들이 늘면서 인력난도 심각해졌다는 설명이다. 일부 회사에서는 2주 연속 14일 근무가 이어지고, 인력을 감당하지 못해 노선당 차량을 한두 대씩 감차 운행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로는 결국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기사들이 가장 큰 스트레스로 꼽는 것은 ‘암행평가’ 제도다.
3월부터 12월까지 암행 감시원이 몰래 탑승해 운행을 평가하고, 감점이 곧바로 회사 징계로 이어지는 구조다. 김 씨는 “누군가 감시하고 있다는 불안 속에서 운전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며 “이는 인권 침해에 가깝다”고 토로했다.
정년 문제도 현장의 불만을 키우는 요소다. 타지역은 이미 정년 65세를 시행 중이지만, 서울시는 63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 기사들이 타지역으로 빠져나가고, 남은 기사들의 노동 강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씨는 기사들의 요구를 ▲임금 3% 인상 ▲법원 판결로 인정된 통상임금 체불분 지급 ▲암행평가 제도 폐지 ▲정년 65세 연장으로 정리했다.
김 씨는 제보 이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심경을 보다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한평생 버스 기사로 살아왔지만, 서울 시내버스가 전면 파업에 들어간 것은 아마 처음 겪는 일일 것”이라며 “그만큼 지금 상황이 비정상적이고, 현장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을 이미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와 노조, 버스 운수회사 사이의 이해관계 속에서 정작 시민의 발을 멈추게 한 ‘죄인’이 마치 버스 기사들의 욕심 때문인 것처럼 비춰지는 현실이 너무 서글프다”고 토로했다. 그는 “기사들도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노동자인데, 지금은 일하고 싶어도 일을 못 하는 처지”라며 “파업이 길어질수록 생계 부담과 불안은 기사 개인에게 고스란히 쌓인다”고 한탄했다.
김 씨는 특히 서울시의 소통 부재를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이제껏 현장 기사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으려는 시도는 없었다”며 “이런 상황까지 오도록 아무런 소통도 하지 않았던 오세훈 시장에 대한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현장을 직접 보고, 기사들이 왜 여기까지 올 수밖에 없었는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으로 시민 불편이 극대화된 지금, 필요한 것은 임시방편식 대책이 아니다. 왜 시민의 발이 멈추게 됐는지, 요금 동결과 임금 협상 장기화, 인력난과 과로 구조 방치가 어떤 판단 속에서 이어졌는지 그 과정 전반을 명확히 짚는 일이 먼저다.
공공교통이 멈춘 이 상황에서, 시민의 발을 묶은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히 묻고 실질적 해법을 내놓는 일과 그 선택의 무게는 시정 최고 책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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