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식은 개인사업자, 실상은 통제·평가·복장규정까지…“플랫폼도 사용자 책임 피해 못해”
“프리랜서라더니 사실상 직원이었다.”
법원이 쏘카의 ‘타다 드라이버’들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하고, 14억 원 규모의 휴업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단순한 지위 확인을 넘어 “돈을 내라”고 못 박은 첫 사례다.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정면으로 묻는 판단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지난 5일 타다 드라이버 24명이 쏘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들이 노동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2020년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 이후 일하지 못한 기간에 대해 평균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전체 규모는 약 14억 원에 이른다.
쏘카는 그동안 타다 드라이버를 프리랜서, 개인사업자로 분류해왔다. 하지만 법원은 “계약서 이름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일했느냐”를 따졌다.
판결문이 짚은 핵심은 명확했다. 쏘카는 ‘타다 드라이버 교육 가이드’를 통해 필수 멘트를 지정했다. 복장 규정을 두고 이를 점검했다. 근태를 관리했고, 평가 결과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지급했다. 사실상 지휘·감독과 통제를 했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자유계약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회사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는 구조였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실질적인 종속관계를 인정했다. 프리랜서라는 외피는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형식에 불과하다고 본 셈이다.
쟁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쏘카는 2020년 4월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하며 드라이버들과의 계약을 종료했다. 회사는 사업 중단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서비스 중단이 곧 사업 전체 폐지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근로관계가 자동 종료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결국 당시 계약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봤다. 회사의 책임으로 일을 못 하게 됐다면, 그 기간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상 휴업수당 규정이 적용됐다.
6년 넘게 소송을 이어온 드라이버들은 “플랫폼 기업이 무책임하게 노동자를 버리지 못하도록 한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노동계 역시 “플랫폼 기업에 실질 책임을 물은 첫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타다의 문제가 아니다. 배달,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 등 플랫폼 산업 전반에 던지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프리랜서’라는 단어 하나로 노동법의 보호를 피해가기는 어렵다는 경고다.
플랫폼 기업들은 기술 기반 중개 사업자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배차를 통제하고, 평가를 하고, 수익을 조정하고, 규율을 강제한다면 그것은 단순 중개를 넘어선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그 선을 분명히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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