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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늘려도 골목은 멈춘다”… 서울시의회, 상권 ‘생존 구조 전환’ 주문

  • 류근원 기자
  • 입력 2026.02.2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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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골목형상점가가 ‘확대의 시대’를 지나 ‘생존의 시험대’에 올랐다. 지정 숫자는 빠르게 늘었지만, 매출 구조와 점포 생존율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지적이 서울시의회에서 제기됐다. “이제는 숫자가 아니라 성장”이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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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골목형상점가 상권활성화 지원방안 토론회’ 사진=서울시의회 출입상주기자단 제공

 

27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시 골목형상점가 상권활성화 지원방안 토론회’에서는 성과관리 체계 도입과 데이터 기반 정책 설계, 소비 순환 전략 마련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특별시의회 김용호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은림 시의원이 공동 주관했다. 최호정 의장, 성흠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박재선 서울시 상점가·전통시장연합회 이사장과 상인회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양적 확대 넘어 질적 성장으로”


김용호 부위원장은 “지난해 골목형상점가·전통시장연합회 출범 이후 제도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교육·박람회·조직 역량 강화를 위한 예산 약 5억원을 확보했고, 올해도 신규 지정과 육성 지원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5년 110개소를 신규 지정했고, 2026년에도 추가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도 “토론회에서 나온 제안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했다.


이은림 의원은 서면 개회사를 통해 “골목형상점가는 단순한 점포 집합이 아니라 생활경제의 현장”이라며 “획일적 지원이 아닌 상권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설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정 개소 수 확대라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질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호정 의장은 “상권 활성화는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만드는 일”이라며 현장 체감 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병민 부시장은 “지정 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현장의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며 교육·디지털 전환·마케팅 고도화 등 경쟁력 중심 정책을 약속했다.


“매출 늘어도 방문객 줄어”… 구조적 불균형


발제에 나선 안영수 서울신용보증재단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장은 최근 3~4년간 지정 확대라는 외형적 성과를 짚으면서도 “지정이 곧 자생력 강화로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일부 상권에서는 매출 총액은 늘었지만 방문객 수는 감소하는 ‘구조적 불균형’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온라인 소비 확산과 배달·플랫폼 경제 확대, 생활권 이동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안 센터장은 점포 생존율, 업종 다양성, 재방문율 등을 포함한 질적 성과지표 도입과 카드 매출·유동 데이터 통합 분석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지정 이후 일정 기간을 ‘집중 관리 단계’로 설정해 성장 궤적을 추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찬영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치구 간 지원 격차와 행정 처리 속도 차이를 지적하며 “지정은 출발점일 뿐”이라고 했다. 상권 단계별로 조직 정비, 브랜드화, 디지털 전환을 차등 지원하는 모델과 함께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보호 장치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온누리 할인율 복원해야”… 형평성 요구도


현장에서는 보다 직설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오준석 해방촌상인회 회장은 “지정만으로 상권이 자동 성장하지 않는다”며 매출과 생존율을 추적하는 ‘집중 성장관리 단계’ 도입을 요구했다. 


김정희 봉천달빛시장 상인회장은 상권 단위 패키지 상품과 체험형 소비 모델을 통해 ‘한 번의 구매가 여러 방문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재현 중계씨앤미상점가 회장은 신청부터 승인까지 2년이 걸린 사례를 들며 자치구 간 처리 편차를 지적했다. 온누리상품권 할인율 인하가 매출에 직격탄이 됐다며 할인율 복원 논의와 제도 운영의 일관성을 촉구했다.


토론은 결국 한 문장으로 모였다. ‘얼마나 더 지정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남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성과관리 체계 도입과 데이터 기반 정책, 소비 순환 전략, 형평성 회복이 실제 조례 개정과 예산에 반영될지에 따라 서울 골목경제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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