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울고 ‘기생충’에 웃은 한주다.
‘코로나19’의 전파 속도는 무자비했지만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은 통쾌했다.
‘기생충’이 이미 칸에서 작품상 수상이력이 있어 아카데미에선 큰기대를 하지 않은게 사실이었다. 뭐 외국어영화상 정도를 기대했는데 이번엔 기대 이상이다.
월요일 오전 10시부터었던가. 각본상을 타더니 국제장편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에 이어 감독상까지... 블랙 먼데이가 화이트 먼데이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설마했지만 기생충이 결국 작품상까지 싹쓸이하던 순간엔 고요한 사무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저나올 정도였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어찌됐든 지구촌에 만연하는 빈부의 격차와 갈등을 하나의 이슈로 끌어내는 데 성공한 셈이다.
남들이 모두 빈부갈등을 이야기하는데 필자는 여기서 학창시절 교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가 떠올랐다.
바로 ‘숙주’와 ‘공생’의 관계를 유지할 것이냐, 기생의 관계를 유지할 것이냐리는 생물학적 선택에 대한 내용이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유산균은 장내에서 장 건강을 지켜주며 장내 유해 세균을 물리쳐준다. 소위 말해 균은 균이지만 착한 균인 셈이다.
당시 교수님은 파격적으로 여성의 질속에는 적당한 세균이 존재하며 이들은 외부로부터 무서운 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파했다.
그런데 어떤 여자는 과도하게 청결제를 사용하다가 마침내 유익한 균 마저 없애는 실수를 했다는 점이다.
결국 그여자의 몸엔 결국 방어시스템이 무너지면서 더 무서운 곰팡이 같은 균이 질내로 침입하는 상황까지 맞았다는 이야기다.
기생충에서 배우 이정은이 맡은 문광(식모)은 주인집 지하에 남편을 숨겨두고 나름 공생을 하던 차였다.
그런데 어느날 박소담을 시작으로 한명씩 경쟁자가 늘어나면서 결국 식모의 자리는 박소담 가족이 차지하게 됐고 결국 이정은은 쫒겨나는 신세가 된다.
급기야 박소담 가족은 주인집을 꿰차고 주인행색은 물론이고 결국 숙주마저 죽이고 스스로도 자멸하는 선택을 하고만다.
사람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미생물에 빗대서 말하긴 뭐하지만 같은 생ㅁ여체라는 큰 앵글에서 보면 결국 숙주에 기생하며 결국 숙주를 파괴하는 장면은 30년전 교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와 오버랩된다.
숙주를 죽이는 기생충이나 바이러스는 바보다. 콜레라가 무서웠다지만 지구상에선 콜레라도 사라졌다.
숙주의 씨를 말렸으니 자신도 죽는건 당연지사. 숙주를 죽일만큼 강력하지만 숙주가 없으면 자신도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에 무섭지만 바보같은 바이러스이다.
코로나19 이 놈은 어떨까? 이놈도 전파속도를 보면 무자비하며 멍청하기 이를 데 없다. 감염속도는 물론이고 폐를 망가뜨려 숙주를 사망하게 하니 멍청이다.
이에 반해 감기 바이러스를 보자. 적당히 숙주를 아프게 하지만 크게 경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감기에 걸리면 숙주는 과로했던 것이 원인이라면서 휴식을 취한다. 어쩌면 사람이 너무 무리해서 일하면 쉬라고 경고해주는 감기의 좋은 의미로 재해석이 가능하다.
그래서 이들은 최소한 박멸의 대상에선 면한다. 병명도 대충 ‘unkown disease’로 취급된다. 인간의 역사에 감기바이러스가 함께 공존하는 이유. 자신이 강해도 결코 숙중주앞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점이 비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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