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모던 록의 유산 위에 새로운 감각을 덧입혀 온 더더(THE THE)가 신곡을 공개했다. 곡은 짧지만 농밀하다. 마치 메모장 가장자리의 한 문장처럼, 무심하게 던져진 멜로디가 점차 뇌리에 각인된다. 그러나 이 곡은 단순한 싱글이 아니다. 더더가 올해말 준비 중인 정규 10집의 서사를 예고하는 정렬된 발화이자, ‘Rewind’ 프로젝트의 5번째 이야기다.

이번 신곡 ‘I'M GONNA MISS YOU (Rewind)’는 과거의 곡을 오늘의 감성으로 다시 직조한 트랙이다. 더더의 5집 타이틀이었던 원곡을, 현재의 보컬 이현영의 음색과 해석을 통해 새로운 정서적 깊이로 재해석했다. 그 결과는 단순한 재녹음이 아닌, 기억과 부재를 재구성한 정제된 감성 록의 결정체로 다가온다.
멜로디는 미련 없이 흘러가지만, 곡 전반에 흐르는 공기는 결코 가볍지 않다. “늘 그랬지, 언젠가 나도 널 본 것 같아”라는 문장처럼, 이 곡은 구체적인 한 사람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보편성을 품고 있다.
곡의 사운드는 간결하다. 그러나 그 간결함이 무성의가 아닌 감정의 절제를 통해 완성된 정돈미로 읽힌다. 기타는 번뜩이지 않고, 드럼은 폭발하지 않는다. 대신 각 악기들은 서로를 지지하며 균형을 이룬다. 감정은 무겁게 몰아치지 않고, 물처럼 흘러간다.
특히 후렴에 반복되는 “I'm gonna miss you baby / I know it's over”는 단순한 반복이 아닌 감정의 호흡이다. 감정이 차오르다가 억제하는 그 리듬에서, 듣는이는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이 곡은 울부짖지 않고, 조용히 상실을 직시하는 용기를 선택했다.
이현영의 목소리는 이번 곡에서 한층 더 단단해졌다. 불필요한 기교나 감정 과잉 없이, 담담하게 부르는 말투에 가까운 창법은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자아낸다.
그의 음색은 멜로디보다 앞서지도, 뒤처지지도 않는다. 숨소리 하나까지 서사로 환원되는 목소리. 이현영은 ‘I'M GONNA MISS YOU (Rewind)’에서 목소리의 힘으로 기억의 간극을 메우는 법을 보여준다.
그가 만들어내는 여백은, 오히려 노래가 끝난 뒤에 더 오래 남는다. 마치 말을 다 하지 않은 편지처럼.
‘I'M GONNA MISS YOU (Rewind)’는 단순한 곡이 아니다. 10곡으로 이어질 ‘Rewind’ 시리즈 안에서 감정의 축을 담당하는 에피소드다. 더더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감정의 계보를 복원하고, 기억의 흐름을 재배치하는 음악적 서사 구조를 실험 중이다.
이는 단순한 추억팔이가 아니다. 더더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의 의미를 지금, 다시 해석하려 한다. 그래서 ‘Rewind’는 멈춤이 아니라 흐름의 전환점이고, 정규 10집은 그 정점이 될 예정이다.
“I'M GONNA MISS YOU (Rewind)”는 음악이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일을 한다. 떠난 사람을 기억하게 하고, 남은 마음을 감정의 구조로 치환한다. 그리고 말없이 그 자리를 지킨다. 이 곡은 감정을 말하기보다는, 감정을 만들어내는 곡이다.
더더는 말한다.
“그리움은 끝나지 않았고, 음악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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