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 브랜드 의존·전략 부재… MZ세대와 글로벌 흐름 놓쳐
K-팝과 K-뷰티의 뒤를 이어 K-패션이 글로벌 무대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LF, 한섬 등 주요 경쟁사들은 해외 시장 공략과 뷰티 확장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정체된 매출과 급감한 수익성으로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며 업계 안팎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5,100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제자리였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 이상 줄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익 감소세가 올해도 이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 경기 불황의 결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소비심리 위축, 브랜드 포트폴리오 한계, 시장 대응력 부족이 겹친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이다.
K-패션은 글로벌 전자상거래와 패션위크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무신사 등 온라인 플랫폼 기반 브랜드들은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신세계·LF·한섬은 뷰티·해외시장 확장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고 있다. 반면 삼성물산 패션은 빈폴·구호·준지 등 전통 브랜드에 의존하고, 신규 브랜드 역시 인지도를 확보하지 못해 성장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지난해 이서현 사장이 5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업계 기대가 컸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과거 글로벌 SPA 브랜드를 겨냥해 내놓은 ‘에잇세컨즈’ 역시 차별화 부족으로 고전했듯, 이번에도 ‘패션 DNA’를 앞세운 혁신 전략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유지에 치중하다 보니 트렌드 혁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삼성물산 패션의 부진 요인은 ▲MZ세대를 겨냥한 혁신 브랜드 부재 –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 부족 ▲글로벌 시장 존재감 미흡 – 경쟁사 대비 해외 전략이 소극적 ▲전통 브랜드 의존 구조 – 브랜드 이미지가 ‘올드’하다는 인식 탈피 실패 등을 꼽는다.

삼성물산은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 ‘에잇세컨즈’ 매장을 오픈하고, 편집숍 ‘비이커’와 ‘10 꼬르소 꼬모’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해외 매장 출점이나 편집숍 확대만으로는 시장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향후 삼성물산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MZ세대 맞춤형 혁신 브랜드 개발 ▲온라인·디지털 기반 글로벌 전략 강화 ▲뷰티·라이프스타일과의 융합 등 새로운 성장 축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BEST 뉴스
-
[단독] 포스코이앤씨 폭행 사망 사건 재조명… “도덕성 추락의 끝은 어디인가”
지난 2022년 12월 포스코이앤씨의 공사현장에서 벌어진 폭행 사망 사건이 재조명되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잇따른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가 5일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조용히 묻혔던 ‘감리단 공무팀장 폭행치사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닌 예고된 비극이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 -
[단독] "LG전자, 직원 10명 중 4명 잘린다…초대형 희망퇴직"
LG전자가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전자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기사화를 부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LG전자 소속을 인증한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분석된다. ... -
DB그룹 경영권 향방 중대 고비…김남호 명예회장, 법률 자문 검토
DB그룹 2세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두 달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내년 3월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연합 지난 6월 27일, DB그룹은 돌연 ... -
“출산 후 수혈 못 해 아내를 잃었다”…영주 A 병원 예고된 인재
지난 7월, 경북 영주시의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국비·지방비를 지원받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정작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조차 확보하지 못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 -
박주민 “오세훈, 비(非)강남 버렸다”…경전철 공약 ‘빈 껍데기’ 전락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동북권 경전철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균형발전 공약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21일 열린 ‘오세훈 시정 3... -
인천공항 제4활주로서 화물차 사고 사망…공항 안전관리 또 도마 위에
26일 오전 6시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서 50대 남성 A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공항 외곽 울타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합뉴스] 사고 충격으로 크게 다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