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가 결국 ‘전원 사망’이라는 비극적 결말로 이어졌다. 9일간 이어진 수색 끝에 마지막 실종 노동자까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번 참사는 최근 수년간 산업재해 중 가장 큰 인명 피해로 기록됐다. 정부와 수사당국은 공기(工期) 압박·안전조치 위반 등 구조적 문제가 있었는지를 전면 조사할 방침이다.
희생자들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 남성 노동자로, 정규직1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단기계약직·고령 노동자들이었다.
사고 직후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상부에서 하부로 순차 철거해야 하는 안전 권고가 지켜지지 않은 정황”, “당초 계획에 없던 추가 취약화 작업이 수행된 정황”, “공사 기간 단축 압박” 등을 지적하며 반복되는 위험의 외주화를 문제 삼았다. 특히 해체 계획서에는 1m·12m 지점 두 곳만 취약화를 하도록 돼 있었던 반면, 현장에서는 25m 지점에서 추가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안전 관리 부실 의혹이 더욱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마지막 실종자 발견 소식 직후 SNS를 통해 “국민 안전의 최종 책임자로서 깊이 송구하다”며 “일터가 죽음의 현장이 되는 비극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사 기간 단축에 쫓겨 무리한 작업이 강행된 것은 아닌지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하며 “사고 책임자는 지위와 위치를 막론하고 엄정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겨울철 고위험 현장과 전국 산업시설에 대한 전면 안전점검도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수사당국은 본격적인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울산경찰청은 한국동서발전과 시공사 HJ중공업, 하청업체 등을 상대로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기술자료·작업지시서·CCTV 등을 확보해 강제수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 역시 산업안전보건공단, 국과수와 함께 철거 방식과 안전조치 유지 여부를 정밀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로 한국동서발전과 시공사의 책임 논란도 커지고 있다. 유가족과 노동계는 “고위험 공정이 대부분 하청·비정규직에게 집중되고 공사비·공기 압박이 반복되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제2의 울산화력 참사는 이어질 것”이라며 발주 구조 개편과 원청 책임 강화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국 발전소·플랜트·해체 현장을 대상으로 ‘예외 없는 안전 실태 점검’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제도 개선과 현장 관리 강화로 이어지지 못하면, 이번 사고 역시 ‘또 하나의 대형 참사’로만 기록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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