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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여성 2명 중 1명이 HPV 관련 감염?” 가다실9 광고, 과연 사실인가?

  • 김세민 기자
  • 입력 2026.03.0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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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MSD ‘논문·심의필’ 내세웠지만 멘트·자막 간극 논란…
  • 식약처 끝내 침묵 속… 감독 기능은 어디에?

“여성 2명 중 1명은 HPV 관련 질환이 있다고 확인되었다."


최근 TV에서 반복 송출된 가다실9 광고의 핵심 문구다. 화면 자막에는 “20대 여성 2명 중 1명”이라는 문구가 함께 등장한다. 

 

음성은 ‘우리나라 여성’ 전체를 지칭하는 듯 전달되고, 자막은 ‘20대’로 한정한다. 같은 광고 안에서 적용 범위가 은근 슬쩍 달라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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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실 9 광고 이미지=가다실 9 누리집

 

본지는 해당 문구가 과연 학술적으로 ‘확인된 사실’인지에 대해 한국MSD 측에 질의했다. 

 

회사가 제시한 근거는 2012년 J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된 HPV 연구 논문이었다. 이 연구는 60,775명의 한국 여성(18~79세)을 대상으로 HPV DNA 검출률을 분석했으며, 18~29세 연령군에서 49.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논문이 다룬 것은 ‘HPV DNA 검출률’이다. 특정 시점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의미로, ‘HPV 관련 질환 유병률’과는 구분된다. 

 

감염과 질환은 의학적으로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그럼에도 광고 음성 멘트는 “여성 2명 중 1명”이라고 단정하고, ‘HPV 관련 질환’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정리하면 논문은 특정 연령대(18~29세)의 HPV DNA 검출 통계를 제시했지만, 광고는 연령 조건을 흐린 채 감염 통계를 ‘질환’ 개념으로 확장해 "확인되었다”는 단정형 문장으로 반복 전달한다.

 

본지는 이 간극에 대해 추가 질의했으나, MSD 측은 “논문을 근거로 했고 의약품 광고심의필을 받았다”는 원론적 설명을 반복했을 뿐, 음성과 자막 간 적용 범위 차이에 대한 구체적 해명은 내놓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감독기관의 태도다. 의약품 광고에 대한 최종 감독 권한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있다. 

 

본지는 해당 광고 표현의 적정성과 오인 가능성 여부에 대해 식약처에 여러 차례 질의를 보냈지만, 식약처 관련자는  검토후 답변하겠다고 했지만 2주가 지난 시점임에도 판단이나 설명은 하지 않았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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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0(사진출처=연합뉴스)                                              
 

 

가다실9는 국내에서 연간 수천억 원 규모 매출이 추정되는 비급여 백신이다. 

 

단일 품목 매출이 연 1천억 원 안팎에 이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광동제약이 한국MSD와 국내 마케팅·유통을 공동 수행하는 구조다. 광고 집행의 직접 주체가 누구인지와 별개로, 시장 확대와 직결되는 메시지가 장기간 반복됐다는 점은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취재가 시작된 시점 전후로 최근 광고가 조정된 정황도 확인된다. 그러나 기존 표현의 적정성에 대한 공식 판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의약품 광고는 일반 소비재 광고와 다르다. 통계 한 문장이 국민 건강 인식과 의료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정 연령대의 감염 통계를 전체 여성의 질환 통계처럼 들리게 만들 수 있는 표현이 반복됐음에도, 감독기관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이는 단순한 표현 논란을 넘어선다.


광고주는 “관련 논문을 근거로 했고, 광고심의필도 받았다”고 밝혔다. 형식적 절차는 갖췄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심의를 통과했다는 사실이 통계 해석의 범위까지 면책해 주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이를 감독해야 할 기관은 반복된 질의에도 답하지 않고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심의는 있었다. 하지만 무엇을, 어디까지 검토했는지는 외부에서 알 길이 없다. 바로 이 지점이 형식적 심의와 실질적 검증의 차이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문제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광고심의필은 부여됐지만, 해당 광고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전체적 인상과 통계 수치가 허용된 해석 범위 안에 있는지까지 충분히 들여다봤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심의 결과는 ‘통과’로만 남고, 판단의 과정은 공개되지 않는다.


의약품 광고에 대한 최종 감독 권한을 가진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논란이 제기된 이후에도 행정적 판단을 밝히지 않고 있다. 감독기관이 존재함에도 작동하지 않는 구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기업이 생명과 직결된 영역에서 불안을 자극해 수익을 올리고,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공공기관이 침묵한다면 이는 단순한 광고 논란으로 치부할 사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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