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된 지 넉 달 만에 두 나라가 협정문에 공식 서명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앤드루 롭 호주 통상투자장관은 8일 서울에서 한·호주 FTA에 공식 서명했다.
FTA 공식 서명은 양국이 2006년 12월 FTA 공동연구에 합의하며 첫발을 뗀 이래 7년 4개월 만이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한·호주 두 나라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처음으로 타결된 FTA라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타결로 자동차 부품 등의 수출이 확대되고, 호주산 농축산물 수입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는 석유, 가스 등을 제외한 우리나라 최대의 광물자원 공급국이다. 호주는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인도, 유럽연합(EU), 페루, 미국, 터키, 콜롬비아에 이은 11번째 FTA 체결국이다. 이로써 GDP 기준 FTA 경제영토도 전 세계 57.3%로 커졌다.

세계 12대 경제대국인 호주는 작년 기준 우리나라와의 교역액이 303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 7만 달러의 탄탄한 내수시장을 보유해 교역 확대 잠재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는 주로 자동차·석유제품 등 공산품을 수출하고 호주는 원자재·에너지 자원을 수출하는 상호보완적 교역 구조를 가진 이상적인 FTA 파트너다.
산업부는 한·호주 FTA를 통해 우리의 대호주 수출 주력품목(자동차, 자동차 부품, 건설중장비, 합성수지, 철강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호주 FTA 협정문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는 품목 수 기준으로 전체 수입품의 94.3%(수입액 기준 94.6%)에 대해 10년 내 관세를 철폐한다. 호주는 5년 이내에 거의 모든 품목에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이번 FTA의 최대 수혜품목은 전체 수출의 20.5%를 차지하는 자동차다.
특히 자동차에서도 주력 수출품인 1000∼1500㏄ 휘발유 소형차와 1500∼3000㏄급 휘발유 중형차는 발효 직후 5%의 관세가 즉시 철폐돼 수출 확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자동차 부품, 가전, 일반기계, 철강, 석유화학 등 비중 있는 수출품들이 대부분 관세 즉시 철폐 대상에 포함됐다.
쌀·분유·과실(사과, 배, 감 등)·대두·감자·굴·명태 등의 다른 주요 민감 품목은 양허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자원·에너지 부문은 FTA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했다. 자원·에너지는 대호주 전체 수입액의 80%에 육박하는 최대 수입품이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전체 알루미늄광의 77%, 철광 72%, 석탄 44%, 아연광 20%를 호주에서 들여오고 있다.
아울러 ‘투자자-국가 소송제’(ISD)를 관철해 국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산업부는 한·호주 FTA 발효로 앞으로 10년간 GDP가 0.14%, 소비자 후생 수준이 약 16억 달러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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