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의료인 면허박탈법)이 논란 끝에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간호법 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의사면허취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의사와 간호조무사 단체는 반대를 명확히 하고 총파업을 예고했다. 또 다시 의료 현장에 혼란이 발생할 지 우려된다.
의사와 간호조무사 단체 등 13개 보건의료단체가 참여하는 보건복지의료연대(의료연대)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4일께 부분파업과 함께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의료연대에는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간무협),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임상병리사협회, 대한방사선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도 이 단체에 속해 있다.
의료연대는 그동안 간호법이 강행될 경우 총파업을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간호사로 구성된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법 제정에 찬성하고 있지만, 의사와 간호조무사 단체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에 의사와 간호조무사 단체는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 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총파업 등 집단행동을 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것도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된다.
만약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반대로 간호사 단체는 강경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이 거부하든 거부하지 않든 의료 현장은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간호사협회(간협)는 "간호법 제정은 대통령이 선거 운동 때 동의했던 것으로, 당시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간호법 제정을 약속했다"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온당치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사와 간호조무사 중심으로 간호법 제정 반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한의사 단체인 대한한의사협회는 간호법 제정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한의사협협회는 지난달 28일 국회 통과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선한 취지가 선한 결과를 낳기 위해 지속적인 보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간호법을 두고 직역 이기주의의 극한 대립 양상을 보이면 크나큰 사회적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며 "국민들의 고통과 불편은 외면한 채 양의사단체 등이 기어이 파업에 돌입하면 대한한의사협회 회원은 최선을 다해 진료 현장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고 있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8일째 단식 투쟁 중이다.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간호조무사협회 측이 가장 문제 삼는 부분은 고등학교 졸업자로 학력을 제한한 점이다. 또한 보건의료 관련 전문대를 나와도 1년 정도 학원을 다녀야만 자격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법은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간호조무사는 학력 제한을 없애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학력 제한 철폐는 간호조무사들의 오랜 숙원이었지만, 현행 의료법 상 '고등학교 졸업학력 인정자'로 정해져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문구는 최근 국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또한 응급구조사협회는 간호법 때문에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사가 없는 지역사회에서는 응급구급대 등 다른 직군이 간호사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조문 때문이다. 119 구급대, 해양경찰구급대, 국립공원구급대, 이런 모든 자리를 간호사들이 어떤 법적·제도적 규제도 없이 영역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간호협회는 교육부가 간호조무사의 경우 고등학교나 학원에서 양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이고, 간호법이 다른 직역을 침탈하지 않는다고 반복했다.
현재로서는 대대적인 총파업이 진행되면서 집단 휴원 등 의료기관이 대규모로 문을 닫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개원의들이 중심인 의협 외에 대학병원 등의 전공의(레지던트)와 수련의(인턴)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참여할 때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전협은 간호법 등에 반대하면서도 단체행동에 대해서는 "법안 최종 공포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의협과 온도차가 감지된다.
지난 2020년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했을 때 개원의의 참여율은 한자릿수였지만, 전공의 참여율이 80%에 육박해 의료 현장에 혼란이 심했다.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재난위기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조규홍 장관이 연일 의료 현장을 찾는 등 파업·휴진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복지부는 박민수 제2차관을 중심으로 한 '긴급상황점검반'을 구성해 의료이용 차질 발생 여부 등 상황을 파악하고 보건소 등 비상진료기관의 운영 현황을 점검 중이다.
BEST 뉴스
-
김건희 ‘판도라 폰’ 공개되자… 도이치 공범 이준수 추적, 행방 묘연
김건희 여사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가 공개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숨은 인물’로 지목돼온 56세 이준수 씨의 실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월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 -
가평 크리스탈밸리CC서 카트 추락…70대 근로자 사망
18일 오후 1시경 경기도 가평군 상면 대보리 소재 크리스탈밸리 컨트리클럽(CC) 내 도로에서 작업용 카트가 5미터 아래로 추락해 70대 근로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즉시 구조에 나섰으나, 두 사람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 -
매크로 예매는 불법인데… 티켓베이는 왜 처벌받지 않나
티켓구매 (CG) [연합뉴스TV 제공] 프로야구와 인기 가수 공연 티켓을 자동 프로그램(매크로)으로 대량 예매해 되판 업자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경찰은 최근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로야구 입장권을 무더기로 예매한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은 초당 수백 회 클릭... -
매출 3억 원 하렉스인포텍, 2조8천억 홈플러스 인수?
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 인수전에 ‘하렉스인포텍’이라는 낯선 이름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억 원에 불과하고, 직원 수도 20명 남짓한 소규모 비상장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2조8천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내세우며 홈플러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 -
투썸플레이스-포르쉐 케이크, ‘환불불가’ 논란 확산
투썸플레이스가 글로벌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와 협업해 출시한 ‘포르쉐 911 케이크’가 환불 및 교환 불가 정책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포르쉐 911 케이크’ 사진=투썸플레이스 제공 10월 한정으로 판매된 이 제품은 포르쉐 911의 디자인을 형상화한 패키지와 케이크 형태... -
롯데홈쇼핑 ‘정준하 김치’, 제조지 불일치 의혹…엑스토리 “문제 없다” 반박
롯데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정준하 안동프리미엄 김치(식신 정준하 포기김치)’가 광고 내용과 달리 다른 지역에서 생산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운송 기사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조지 불일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해명이 주목되고 있다. 화물차 운전기사 A씨는 지난 9월 19일부터 2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