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출마도 못 해?"…공공연한 금권선거의 실태
"이사직이 황금알?"…마트 입점·인사권 쥐고 돈 거래 의혹
"선거 끝난 뒤 조사?"…노조 반발 속 미온적 대응 논란
전주농협 비상임이사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유권자인 대의원들에게 돈봉투를 건넸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일부 대의원이 양심선언을 하면서 금품 수수 정황이 드러났지만, 선관위는 선거가 끝난 뒤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돈으로 표를 사는 농협 선거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농협 이사 선거, 돈 없으면 못 나오나?
전북 전주농협 비상임이사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대의원들에게 수십만 원씩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돈 없으면 선거에 나올 생각도 하지 말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로 농협 선거의 부패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28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는 12개 지역구에서 총 28명의 후보가 경쟁을 벌인다. 선거권을 가진 대의원은 110여 명인데, 이들 중 한 명이 "돈을 받았다"고 양심선언을 하면서 부정 선거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후보자 간 금품거래까지…더러운 거래의 실상
신고서에 따르면, A 후보와 B 후보는 각각 50만 원과 30만 원이 든 돈봉투를 대의원에게 건넸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된 C 후보가 "그 돈봉투를 내가 가져가겠다"며 100만 원을 건넸다는 의혹까지 추가됐다.
돈을 받은 유권자가 누구를 찍을지 고민하기 전에 더 많은 돈을 준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경매 선거’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당사자로 지목된 후보들은 하나같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 후보는 "조작된 주장일 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뺌했고, C 후보 역시 "농사꾼일 뿐, 그런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부정했다.
농협 이사직, ‘황금알을 낳는 자리’였나
농협 비상임이사직은 단순한 명예직이 아니다. 간부 선임과 해임, 하나로마트 입점 업체 선정, 직원 선발 등 주요한 의사결정에 깊숙이 개입할 수 있다.
결국, ‘돈을 쓴 만큼 회수할 수 있는 자리’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선거 때마다 금품 거래가 횡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조합원은 “이사 선거에서 돈이 오가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투표가 아니라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혀를 찼다.
선거 끝나면 조사? "부정행위 눈 감아주겠다는 것"
전주농협 측은 지난 20일 신고를 접수하고 관련 증거물을 경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관위는 "선거가 끝난 뒤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수사를 미루면서 사실상 부정행위를 눈 감아주려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진석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전주농협분회장은 "선거가 끝나고 나서야 조사하겠다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와 다름없다"며 "지금 당장 모든 후보를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협 선거, 비리의 온상인가…근절 대책 없나
전주농협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서 전주원예농협 조합장 선거에서도 금품이 오가 재판으로 이어지는 등, 농협 선거 때마다 금권선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돈으로 자리를 사고, 자리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앞으로도 선거 때마다 똑같은 부정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선거가 아니라 장사"라는 비판 속에서, 경찰이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유사한 비리를 뿌리 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BEST 뉴스
-
‘판타지오’82억 불복 속 … 남궁견의 수백억 베팅
차은우의 ‘200억 원대 세금 의혹’이 확산된 지 채 열흘도 안 돼 김선호까지 유사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두 배우가 몸담았던 판타지오는 ‘아티스트 리스크’와 ‘세무 리스크’가 한꺼번에 몰려든 형국이 됐다. 이미지 출처=판타지오 누리집 김선호 건은 “가족 법인을 ... -
남궁견의 판타지오, 세무 추징 속 드러난 아이러니
차은우 관련 논란은 판타지오가 과거 부가가치세 환급과 관련해 82억원 규모의 세금을 다시 납부하라는 처분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회사는 해당 추징 처분에 대해 과세적부심(과세전적부심사)을 청구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판타지오 사옥 출처=SNS ... -
[단독] 승무원 스타벅스 “민폐 논란”의 진실은?
광화문 일대 스타벅스 매장을 둘러싼 ‘승무원 민폐 논란’이 거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대형 가방과 서류가 매장 곳곳에 놓인 사진과 영상이 확산되자, 기사 제목과 댓글에는 곧바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직원 민폐’라는 표현이 따... -
[단독] 육군훈련소, 카투사 훈련병 특혜 논란...성폭력 혐의자 경징계 논란
육군훈련소에서 유명 기업인의 자녀가 훈련병 신분으로 성폭력 혐의에 연루됐다. 육군훈련소는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상대적으로 가벼운 징계에 그쳐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카투사 공개 선발 현장 사진=연합뉴스 3일 위메이크뉴스가 군 안팎을 종합... -
[단독] 초3 일기장에 ‘죽음’…거창 사건, 무엇이 아이를 벼랑 끝으로 몰았나
온라인 커뮤니티 올라온 한 초등학생 아버지의 글이 수천 건의 추천과 댓글을 받으며 확산되고 있다. 국민동의청원으로까지 이어진 이번 사안은 단순한 학교폭력 논란을 넘어, 학교·교육청·경찰 대응의 적절성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로 번지는 양상이다. ... -
[단독] 성폭력 피해자는 2기수 유급 vs. 성폭력 가해자는 1기수 유급
육군훈련소 입영식 사진=연합뉴스 육군훈련소가 ‘기업인 자녀 봐주기’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성폭력 사태를 둘러싼 가해자와 피해자의 징계 수준이 적절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징계가 더 강력한 성폭력 가해 혐의자보다, 커닝 등에 연루된 훈련병에게 보다 가혹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