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어나는 장기체불에 국가가 대응 나서야… 체불 노동자 구제 폭 넓어질까
임금체불로 생계를 위협받는 노동자들을 위해 정부가 대신 임금을 지급하는 ‘대지급금’ 제도의 지급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3년으로 대폭 확대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전국적으로 체불임금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장기체불자 구제를 위한 실질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인천 서구을,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은 1일 ‘임금채권보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대지급금 지급한도를 기존 ‘최종 3개월분 임금’에서 ‘최종 3년분 임금’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상은 퇴직자뿐 아니라 재직 중인 근로자까지 포함된다.
현행법상 대지급금은 사업주의 임금지급 불이행 시, 국가가 선지급한 후 구상권을 청구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7년간 지급 기준은 단 한 차례도 바뀌지 않아,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친 장기 체불피해자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 의원은 “지급범위가 3개월로 고정돼 있는 한 장기 체불노동자는 국가의 보호를 온전히 받기 어렵다”며 “이미 퇴직금은 3년간 지급이 가능한 만큼, 지급 기준의 형평성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체불 문제의 심각성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4년 체불임금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으며, 근로자 1인당 평균 체불액도 2022년 567만원에서 2024년 722만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2인 가구 최저생계비의 3개월치(663만원)를 넘어선 수치다.
반면, 현행 대지급금 한도로는 피해액 전부를 보전받기 어려운 구조다. 장기간 체불 후 폐업하거나 도주한 사업주에게 직접 임금을 받을 방법이 막힌 상황에서, 국가 보전 시스템의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법안은 더불어민주당이 2022년 대선에서 제시한 ‘체불임금 제로 시대’ 공약의 일환이기도 하다. 당시 민주당은 “국가가 임금 미지급을 선보전하고, 사업주에 구상권을 철저히 행사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현재도 퇴직금은 최대 3년치까지 대지급금이 가능하지만, 정작 근로자가 근무 중 체불당한 임금은 3개월치까지만 보전되고 있어 제도 간 형평성 문제도 지적됐다. 이용우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번 법안은 퇴직·재직 여부를 불문하고 ‘체불임금=최대 3년치 보장’이라는 원칙을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수개월에서 수년간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던 ‘장기체불 노동자’들이 제도권 구제 대상에 대거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수년간 체불임금 중 3개월치만 지원받고 나머지는 ‘포기’하거나 민사소송으로 수년간 다투는 실정이었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이번 법안은 오랜 기간 싸워온 체불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희망이 될 수 있다”며 “노동자의 최후 보루인 국가가 뒷받침하는 구조를 더 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용우 의원은 “임금체불이 폭증하는 현실에서 법 제도도 진화해야 한다”며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피해 노동자들의 생계와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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