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대시민재해 가능성…전면 통제 미흡했던 오산시에 책임론
국지성 폭우 속에 경기도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지며 지나가던 차량을 덮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0대 남성 운전자 A씨가 매몰 3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병원 이송 후 사망했다. 붕괴된 구조물은 무게 180t에 이르는 콘크리트 옹벽으로,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는 밤늦게까지 중장비를 동원해 수색·구조 작업을 벌였다.
사고는 16일 오후 7시 4분께 발생했다. 높이 10m에 달하는 고가도로 옹벽이 갑작스럽게 붕괴되면서 아래 도로를 지나던 A씨의 차량을 덮쳤다. 블랙박스 영상 분석 결과 사고 당시 매몰된 차량은 한 대로 확인됐으며, 중장비와 구조대원들이 협력해 파편 제거 및 수색에 나섰다. 구조대는 A씨를 오후 8시 50분께 발견했지만, 완전한 인양까지는 1시간이 더 소요됐다.
사고 현장에는 사고 직전인 오후 6시부터 한 시간 동안 39.5mm의 강한 비가 쏟아졌다. 이날 오산 지역의 일강수량은 64mm로, 집중호우가 사고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사고 직후 현장을 방문해 "비가 사고의 원인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면밀히 조사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겠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역시 폭우와 옹벽 붕괴 간 연관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예고된 사고였다는 점이다. 사고 발생 약 3시간 전인 오후 4시께 해당 고가도로 상부 차로에서는 지름 수십㎝의 ‘포트홀’이 발생했고, 오후 5시 30분부터 상부 고가도로 일부 차로가 통제됐다. 그러나 사고가 난 고가도로 아래 하부 도로는 끝내 통제되지 않았다.
이번 붕괴는 단순한 사고를 넘어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강토옹벽은 10m 높이에 100m가 넘는 구간으로, 사전에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는 민원이 있었음에도 오산시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상 공공시설에 대한 안전보건관리 체계와 절차가 실질적으로 작동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10조는 공중이용시설에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구체적 점검 및 조치 의무를 명시하고 있으며, 위험 요인 발견 시 즉각적인 개선과 긴급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오산시는 도로 통제로 인한 주민 불편 등을 이유로 하부도로 전면 통제를 회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에 따라 폭우·산사태·옹벽 붕괴가 일상이 되고 있는 만큼, 행정 편의보다 원칙과 선제 조치를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재명 정부와 행정안전부도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한 관리와 점검, 그리고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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