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경남 김해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은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공사가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WEC)와 맺은 협정을 두고 “매국적 불평등 계약”이라 규정하며 파기와 재협상을 강하게 요구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전 정부가 체결한 협정은 핵에너지 주권을 내팽개친 굴욕적 노예계약”이라며 “국민 앞에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자를 반드시 문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은 1000MW급 두코바니 5·6호기 2기를 2036~2037년까지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와 경쟁 끝에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은 자격이 없다”며 체코 반독점 당국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결국 한수원과 한전은 지난해 11월 비공개 이사회에서 WEC와의 협력 원칙을 가결했고, 올해 1월에는 지식재산권 분쟁 해결을 포함한 이른바 ‘타협 협정서’에 합의했다.
드러난 ‘독소 조항’…사실상 기술 종속
최근 언론 보도로 협정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첫째, 한국형 원전을 수출할 때마다 원전 1기당 약 1억7500만 달러(약 2400억 원)의 기술 사용료를 WEC에 지급하고, 추가로 6억5000만 달러(약 9000억 원) 상당의 물품·용역을 구매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2025년 기준으로 원전 1기당 총 8억2500만 달러(약 1조1400억 원)를 부담해야 한다.
둘째, 우리 기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차세대 원전기술(SMR 등)도 WEC의 사전 검증 없이는 해외 수출이 불가능하다.
셋째, 향후 한국형 원전에 사용되는 연료 역시 WEC가 상당 부분을 독점 공급한다. 체코·사우디 원전 연료는 전량, 다른 지역은 절반을 WEC가 맡도록 돼 있어 국내 원전 기업의 시장 잠식이 불가피하다.
넷째, 계약 기간은 무려 50년에 달한다. 한국 원전 기술 주권과 미래 원전 산업의 가능성을 장기간 미국 기업에 사실상 종속시키는 조항이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전 정부는 체코 원전 수주를 24조 원 규모의 성과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제 내용을 보면 원자력 기술주권을 내던진 굴욕적 매국행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정조사와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협정 체결 책임자를 문책할 것”이라며 “국민에게 막대한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재협상을 통해 불공정 조항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실적에 급급한 정부의 무책임한 협상 탓에 대한민국 원전산업의 미래가 흔들리고 있다”며 “향후 비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가 철저히 감시하고 견제하겠다”고 덧붙였다.
BEST 뉴스
-
[단독] 환율 미쳤다…미국 공항서 달러당 2100원에 거래 중
미국에서 1달러를 매입하려면 한화를 2000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러스트=픽사베이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LA LAX공항 내부 환전소에서 교민들이 달러를 구입할 ... -
올림픽대로 끝자락 ‘스테이지28’ 민간 표지판이 9개나?
서울 강동구 고덕동, 올림픽대로의 끝자락을 달리다 보면 눈에 띄는 표지판이 있다. KB뉴스영상 화면 갈무리 출처=KBS ‘3차로로 진입하세요’라는 안내 바로 옆에 ‘스테이지28 방향’이라는 글씨가 붙어 있다. 분기점에도, 진입로에도, 측도에도 같은 표지판이 반복된다. 세어보니 ... -
[단독] 삼성 갤럭시폰, 이미지 파일로 원격 해킹 가능?
반고흐 미술관의 오디오 가이드 기기로 사용되는 갤럭시 S25+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갤럭시폰에서 제로데이 보안 취약점(CVE-2025-21043)이 확인됐다. 제로데이 공격은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었을 때 그 문제의 존재 자체가 널리 공표되기도 전에 ... -
신원근 진학사 대표, 국감 증인 출석… ‘스타트업 기술탈취’ 의혹 도마에
신원근 진학사 대표가 22대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중소기업 기술탈취 관련 질의를 받게 됐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신 대표는 오는 10월 14일에 열리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의 국정감사에 출석요구될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신원근 진학사 대표 사진출차=SNS ... -
가평 크리스탈밸리CC서 카트 추락…70대 근로자 사망
18일 오후 1시경 경기도 가평군 상면 대보리 소재 크리스탈밸리 컨트리클럽(CC) 내 도로에서 작업용 카트가 5미터 아래로 추락해 70대 근로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즉시 구조에 나섰으나, 두 사람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 -
[단독] FDA에 이름 오른 '에이피알'… 'K-뷰티 신화'에 드리운 먹구름
에이피알(APR) 김병훈 대표 사진=연합뉴스 ‘메디큐브(Medicube)’로 대표되는 에이피알(APR)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K-뷰티의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에이피알을 이끄는 김병훈 대표는 ‘디지털 감각’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SNS 중심의 브랜드 확산 전략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