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건 사망사고 발생한 해에 ‘사고 책임은 하청’ 특약…공정위 심의 착수
공정거래위원회가 산업안전 관련 부당특약 설정행위 등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4개 건설사에 대한 심의에 착수한 가운데, 그 중심에 포스코이앤씨가 서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건설공사를 위탁하면서 건설장비 반입 후 방호장치 설치비용을 안전관리비에서 정산할 수 없도록 한 특약,불안전행동 선행관리제도 미준수로 발생한 안전사고는 수급사업자의 책임이라는 특약을 설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이를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안전관리 비용과 책임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할 우려가 있는 약정으로 보고 하도급법 제3조의4 제2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같은 해 발생한 산업재해다. 2025년 포스코이앤씨 건설현장에서는 총 4건의 사고로 5명이 사망했다. 고속도로 공사 중 끼임사고, 주상복합 공사 추락사고, 지하터널 붕괴사고로 2명 사망, 아파트 공사 추락사고까지 중대재해가 잇따랐다.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들의 유가족들은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를 둘러싼 절차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재해 발생 시 계약상 책임 귀속 문제가 쟁점이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안전사고 책임을 수급사업자에게 두는 특약의 존재는 사고 이후 책임 공방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동시에 드러난 또 하나의 사실은 ‘저가 수주 구조’다. 포스코이앤씨는 경쟁입찰 과정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 입찰금액보다 7억7,500만 원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를 하도급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통상 최저가 입찰은 공사비를 압축한 결과물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계약이 체결됐다면, 그 차액은 어디에서 보전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공사비가 낮아질수록 인건비와 안전관리비 등 필수 비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일부 계약 서면이 공사 착공 전이 아닌 이후에 발급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는 계약 조건의 사전 명확화를 통해 분쟁을 예방하라는 하도급법 취지와 배치되는 부분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포스코이앤씨를 포함한 피심인들에 대해 시정명령(부당특약 삭제 및 재발방지), 과징금 부과,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부당특약 설정행위는 위반금액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 해당해 정액 과징금이 적용되며, 중대성에 따라 4천만 원 이상 20억 원 미만 범위에서 결정된다.
현재는 심사보고서 송부에 따른 심의 개시 단계로,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는 위원회 판단에 따라 확정된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의견진술 및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계약 조항 위반 여부를 넘어, 건설 현장의 안전 책임과 하도급 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저가 수주 경쟁 속에서 안전비용 부담과 책임 배분이 어떻게 설계돼 왔는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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