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부실기업 퇴출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직후 코스닥 시장에서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의 주식 병합(액면병합)이 급증하고 있다.
7월부터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는 이른바 ‘1000원 룰’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18개사가 병합을 공시하며 지난해 연간 공시 건수를 넘어섰다.
병합은 여러 주식을 하나로 합쳐 주당 가격을 올리는 방식이다.
예컨대 500원짜리 주식을 1:5로 병합하면 이론상 2500원으로 조정된다. 다만 시가총액과 기업의 실질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상폐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시간 벌기”라는 비판과 “관리종목 지정만은 막아야 한다”는 현실론이 맞선다.
실제로 자연과환경,상보,케스피온, 휴마시스 등 1000원 안팎에서 등락하던 종목들이 병합 계획을 밝히며 단기 급등락을 보였다.
단타 수급이 몰리며 공시 직후 거래량이 늘었지만, 병합 이후 유통주식 수 감소로 거래가 위축되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540원짜리를 5400원으로 만든다고 회사가 달라지느냐”는 불신이 적지 않다. 병합 후 3~6개월 내 재하락하는 사례가 과거에 다수였다는 점도 경계 요인이다.
반면 일부는 “관리종목 지정되면 기관·신용이 빠져 수급이 급격히 악화된다”며 일단 1000원 위로 올려놓는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단기 트레이더들은 이벤트성 모멘텀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다.
관건은 병합 이후다. 금융당국은 병합 후에도 액면가 미달 주가를 퇴출 요건에 포함하는 등 회피 전략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코스닥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을 200억원으로 상향할 예정이어서, 단순히 가격만 올려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병합은 주당 가격을 조정하는 기술적 수단일 뿐”이라며 “흑자 전환, 자본 확충, 사업 가시화 등 구조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7월 이후 다시 1000원 아래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특히 적자 지속·자본잠식·감사의견 리스크가 있는 기업은 병합 이후에도 변동성 확대와 재하락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시장 일각에선 이번 개편을 ‘옥석 가리기’의 출발점으로 본다. 가격 중심의 투기적 매매를 줄이고, 재무 건전성과 시총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만 남기는 방향으로 시장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다.
반대로 유동성 위축과 소형주의 연쇄 충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결국 7월이 분수령이다. 병합으로 잠시 1000원을 회복하더라도, 실적과 자본 구조가 받쳐주지 못하면 다시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주가 착시’로 시간을 버는 전략이 통할지, 제도 변화가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촉발할지 코스닥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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