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 1년 만에 오세훈 시장·대우건설 고소… 유족 “보험료는 받더니 책임은 회피”
서울 강동구 명일동 싱크홀 사고로 숨진 배달기사 사건이 보험사의 책임 회피 논란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배달기사는 10년 넘게 보험료를 납부해 온 가입자였지만 보험사인 KB손해보험은 사고 직후 “이륜차 사고는 보장 대상이 아니다”라는 약관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그러나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KB손해보험은 뒤늦게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보험사 갑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고는 2025년 3월 24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발생했다. 지름 수십 미터 규모의 대형 싱크홀이 갑자기 발생했고 당시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하던 30대 기사 박모 씨는 그대로 추락해 숨졌다.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대형 지반 붕괴 사고로 사회적 충격이 컸다.
사고 지점 인근에서는 지하 터널 굴착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시공사에는 대우건설이 참여하고 있었다. 유족 측은 사고가 단순 자연재해가 아니라 공사와 안전 관리 부실이 결합된 인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발생 약 1년이 지난 2026년 3월 4일, 유족은 결국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 대상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대우건설 대표, 공사 관계자 등이 포함됐으며 혐의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및 지하안전법 위반이다. 유족 측은 주변 상인과 주민들이 지반 이상 징후를 여러 차례 제기했음에도 사고 예방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족을 더욱 분노하게 만든 것은 보험사의 대응이었다. 숨진 배달기사 박 씨는 10년 이상 보험료를 납부해 온 보험 가입자였다. 유족은 사고 이후 사망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KB손해보험은 지급을 거부했다.
보험사가 제시한 이유는 약관이었다. “이륜차 운전 또는 탑승 중 발생한 사고는 보장 대상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즉 도로가 갑자기 붕괴해 발생한 싱크홀 참사조차 ‘오토바이 사고’로 판단한 셈이다.
유족과 노동단체는 강하게 반발했다. 배달 노동자는 직업 특성상 오토바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륜차라는 이유만으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배달 노동자는 보험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싱크홀처럼 예측 불가능한 재난 상황에서조차 이륜차 면책 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지나친 약관 해석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은 언론 취재가 시작되면서 급격히 달라졌다.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던 KB손해보험은 취재 이후 뒤늦게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사회적 논란이 커지기 전까지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다가 보도가 시작되자 뒤늦게 지급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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