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에서 급증하는 파킨슨병, 냄새를 맡는 능력으로 조기 인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파킨슨병 환자 코호트 연구에서, ‘후각 기능의 변화’가 인지 저하를 예측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확인됐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들의 냄새 구분 능력과 감지 민감도의 변화가 인지 기능 악화 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다. 즉, 특정 냄새를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이 단순한 감각 이상이 아니라, 뇌 신경의 변화를 알려주는 ‘조기 경고등’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후각 저하는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매우 흔히 나타나는 비운동 증상으로, 인지 저하나 치매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며 “단순 후각검사를 통해 위험군을 조기 선별하고 맞춤형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 빠르게 늘어나는 신경퇴행성 질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20년 12만5927명에서 2024년 14만3441명으로 13.9% 증가했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환자 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파킨슨병은 중뇌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손 떨림, 근육 경직, 보행 장애 등 운동 증상뿐 아니라 수면장애, 자율신경계 이상, 인지기능 저하, 후각 감퇴 등 다양한 비운동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특히 냄새를 잘 못 맡는 증상은 환자 스스로 ‘노화 현상’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연구 결과 이는 파킨슨병 진행의 초기 신호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냄새 테스트로도 파킨슨병 위험 알 수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21년부터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사업(BRIDGE)’을 통해 파킨슨병 환자 코호트를 구축, 장기 추적 관찰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그 과정에서 도출된 첫 실질적 예측 지표라는 평가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파킨슨병은 고령사회에서 급증하는 대표적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조기 진단과 체계적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환자와 가족이 체감할 수 있는 연구 성과를 통해 정밀 진단 기술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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