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은 ‘대설’로 일 년 가운데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절기다. 24절기 중 대설이 있는 음력 11월은 동지와 함께 한겨울을 알리는 절기로 농부들에게는 일 년을 마무리하면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농한기(農閑期)이기도 하다. 한국문화원연합회(회장 김태웅)는 대설을 맞아 지역문화콘텐츠 포털 ‘지역N문화’에서 눈과 관련된 지명 유래 설화들을 소개했다.
◇구슬아기가 눈 내리는 날 빠져 죽은 경기 광주 설원마을

옛날 경기 광주 초월읍 지월리 한 마을에 자식이 없는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부인의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마을 앞을 흐르는 냇물에 다리를 놓으면 자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해줬다. 노인의 말대로 하자 이윽고 부부는 딸을 낳았고, 부인이 빛을 내는 구슬이 자신의 배로 들어오는 태몽을 꿨기에 ‘구슬아기’라고 불렀다.
구슬아기가 장성해 어느덧 혼인을 앞두고 있던 날, 구슬아기 꿈에 옥황상제가 나타나 다른 이와 혼인하라고 명했다. 그러나 구슬아기의 부모는 옥황상제 말을 듣지 않고 혼례식을 강행했다. 여정의 중간쯤 이르렀을 때, 갑자기 돌풍과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돌풍에 구슬아기가 탄 가마는 다리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고, 구슬아기는 그만 죽고 말았다.
이후 사람들은 구슬아기가 빠진 다리 아래의 웅덩이를 ‘가마소’라 부르고, 그 일이 있던 날이 눈 내리는 달밤이었다고 해서 마을 이름을 ‘설월(雪月)’이라 부르게 됐다. 이후 설월은 시간이 흐르면서 ‘설원’이 돼 설원마을이 됐다.
◇눈이 내린 곳을 따라 쌓은 경기 이천 설성마을

경기 이천 설성면의 마을 이름 ‘설성’은 마을 이름이면서 산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신라 때 한 장수가 죄를 지어 사형에 처해지게 됐다. 그를 아끼는 신하들이 왕께 장수를 살려줄 것을 간청하자, 왕은 사형 대신 장수에게 5일 만에 성을 쌓으라는 벌을 내렸다. 이에 장수는 흰 눈이 덮인 산속에서 성을 쌓았고, 왕은 장수를 측은히 여겨 죄를 용서해줬다. 이후 장수가 쌓은 그 성을 설성(雪城)이라 부르게 됐다.
또 다른 하나는, 옛날 어떤 임금이 왜구의 난을 피해 이천의 산중에 들어오게 됐다. 왕은 이곳에 성을 쌓으려 했는데, 이상하게도 성이 쌓일 자리로 돌아가면서 하얀 눈이 내렸다. 왕은 눈이 내린 자취를 따라 성을 쌓고, 성 이름을 눈 설(雪)자 성 성(城)자를 써서 설성이라 했다.
눈과 관련된 지명 유래 설화를 비롯한 그밖에 다른 지역 설화와 전설·이야기들은 지역N문화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 담당자는 “지역N문화 포털은 전국 지방문화원 231곳의 발간 자료를 비롯해 지역 문화에 얽힌 이야기 자료를 확보해, 전국 각 지역의 특색 있는 고유 문화를 즐길 수 있다”며 “절기상 대설인 오늘 생활 문화 지명 유래 테마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다양한 마을들의 이야기와 설화에 깃든 삶의 지혜와 교훈을 접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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