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 '거북목' '라운드숄더' 10여년 전부터 어깨에 걸쳐 온 고질적인 문제다.
처음엔 살짝 불편한 정도였는데 나중엔 통증때문에 잠을 설치게됐다.
병원에 가서 석회화가 진행된 부위에 충격파를 줘도 잠깐뿐. 좋아졌다가 금세 또 아팠다.
'근육이 약해서 그런가' 싶어 운동도 해봤다. 큰 맘먹고 PT(개인 트레이닝)도 등록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묵직하면서도 찌르는듯한 통증. 시도때도 없이 괴롭혔다.
어깨는 점점 굽고, 이제는 허리까지 아프기 시작했다.
좋아하던 골프도 멀리하게 됐다.
하루가 고단하다. 삶의 질이 뚝 떨어진다.
살다보면 가끔 얻어 걸릴 때가 있다.
한 후배로부터 10여년만에 연락이 왔다.
서울 무교동 노포에서 막걸리 한잔 하기로 했다.
후배는 이전보다 건강해보였다.
살을 뺐나보다 했는데, 자세히 보니 몸도 반듯해졌다.
비결을 묻자, 내게 '운동 코디네이터(이하 코디)'라는 걸 소개했다.
"그게 뭐니?"
"선배같이 아픈 사람에게 맞춤 운동을 서비스해주는 거예요."
"맞춤 운동?"
"선배 어깨가 왜 아픈지 자세와 움직임을 진단해서 딱 맞는 운동을 서비스하는 거죠?"
"그럼, 기존 트레이너랑 뭐가 다른 거야?"
"트레이너는 혼자서 진단/처방과 운동 지도를 다 하지만, 코디는 운동 지도만 해요."
"그럼 진단/처방은 누가 하고?"
"최고 전문가가 하죠."
"그렇게 나눠서 하면 소비자한테 뭐가 좋은데?"
"운동에서 중요한 게 진단/처방인데요. 그걸 최고의 전문가가 하니 일반 트레이너보다 퀄리티는 확실히 낫죠. 운동 지도만 코디가 담당하니 언제 어디서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또 가격이 훨씬 착하고요."
"그럼 코디는 어떤 사람이 하는거야?"
"선배같은 일반인이 전문가한테 집중 교육을 받아서 해요. 선배도 한번 해보세요. 우선 선배 어깨통증부터 잡는다고 생각하고."
"교육은 얼마나 받니?"
"기본교육은 16시간인데요. 물론 혼자서 따로 숙성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
밑져야 본전. 코디는 둘째치고 내 몸이 시급했다. 마침 운동 코디 2기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었다.
첫날. 간단한 이론 교육이 끝나자 내 몸부터 측정하기 시작했다.
만세를 부르며 스쿼트하는 동작(오버헤드 스쿼트) 등을 요구했다. 쉬워보였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부들부들. 진땀이 났다.
자세와 움직임을 측정하는 모바일 앱에서는 몸통에 선이 그어지고, 관절에 각도가 표시됐다.
측정 자료를 보니 발목은 굳었고, 고관절은 뻣뻣했고, 팔은 펴지지 않았다. 코디 수강생 12명 중 가장 나빠보였다.
"이렇게 뻣뻣하니 어깨가 안 아플리가 없겠죠?"
겸연쩍어 옆 수강생에게 혼잣말 하듯 말했다.
대표 강사이자, 고객의 진단/처방을 책임지는 김병곤 박사는 근본적으로 근력 부족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코어근력'이 약하다고 진단했다.
코어가 약하다는 건 몸의 기둥이 부실하다는 뜻으로, 연쇄적으로 다른 근골격에 문제를 유발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내 몸에 맞는 운동 처방을 해줬다.
"일단 코디부터 자기 몸에 맞는 운동을 체험해봐야 합니다. 집에 돌아가셔서 1주일 동안 열심히 운동해보세요. 좋아지실 거예요."
김병곤 박사는 운동분야 1인자다.
류현진(한화)이 메이저리그 시절 구단(토론토)에 특별히 요청해 1년간 트레이닝 코치로 활동했다.
그리고 아프리카 산유국 가봉에서 1년간 대통령 헬스케어 디렉터로 일했다. 뇌졸중을 앓고 있던 가봉의 봉고 대통령이 그의 존재를 알게된 뒤 끈질기게 구애했던 것이다.
김 박사는 지금 한국에서 VIP들의 건강을 관리해주고 있다. 그의 비싼 서비스를 '코디'라는 존재 덕에 우리 같은 사람들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김 박사의 운동 프로그램은 겉보기엔 특별할 게 없었다.
뭉친 근육을 풀고, 스트레칭 하고, 근력운동을 하는 식이었다.
누구나 할 수 있어 보였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는 누구에게는 근력운동을 하지 말라고 했고, 또 다른 사람에겐 스트레칭을 권하지 않았다.
"누가 무엇을 하는가에 따라, 운동이 약이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합니다."
체질에 따라 어떤 음식은 약이 되고, 어떤 음식은 독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을 받으면서 그의 말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됐다. 같은 운동도 사람에 따라 근육과 관절이 반응하는 게 확연히 달랐다. 우리는 지금껏 운동을 모르거나, 잘못 알고 살아왔다.
운동을 하는만큼 내 몸은 확실히 달라졌다.
코어 근육에 조금씩 힘이 들어가면서 자세와 동작이 안정됐고, 뻣뻣했던 어깨도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뭉친 엉덩이 근육(이상근)을 폼롤러로 문지르면 극심한 통증에 악소리가 절로 났지만, 하고나면 놀랍도록 몸이 풀렸다.
코디 교육은 결코 간단치 않았다.
운동 종류별로 정확한 동작을 이해하고, 그걸 적용하는 데는 공부가 많이 필요했다. 푸시업 하나만 해도 알아야 할 게 많았다.
매주 숙제도 상당했다. 운동 종류별로 특징과 주의점 등을 파악해서 제출해야 했다. 몸으로 체득하고, 글로 정리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뭔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4주의 시간이 흘렀다.
내 몸을 재측정해보니, 많이 달라졌다.
발목이 부드러워지고, 고관절이 잘 움직이고, 팔이 펴졌다.
코어 근력이 좋아지면서 팔다리 기능이 개선된 것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어깨 통증도 많이 줄었다.
테스트에 합격해 수료증을 받았다.
12명 지원자 모두 합격했다. 박수 소리에 교육장이 떠나갈 듯 했다.
솜씨 좋은 동기생 둘은 벌써 코디 활동에 뛰어들었다. 김 박사의 처방을 받고 70대 남/녀의 교정 운동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코디는 일단 본인과 가족의 몸을 관리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수입도 괜찮다. 본인 하기 나름이지만 하루 8명 정도 지도하면 한달에 320만원 정도 벌 수 있다고 한다. 고객 유치가 관건이지만 효과가 입소문나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운동 코디 3기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한다.
9월 8, 22, 29일, 10월 6일 오후 2~6시 서울 성수동에서 진행된다.
교육비는 총 4만원이다. 문의는 chinasta@naver.com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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