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이학재)와 신라·신세계면세점 간의 임대료 감면 갈등은 법원 민사조정 절차로 비화됐다. 주요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면세점은 코로나 이후 여객 회복 지연과 고가 임대료 구조 탓에 적자가 누적되자 임대료 40% 인하를 요구했다.
이에 법원은 객관적 판단을 위해 삼일회계법인에 임대료 적정성 감정을 의뢰했고, 그 결과 ‘재입찰 시 임대료가 약 40%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현 계약 조건이 시장 현실과 크게 괴리돼 있음을 보여준 결과였다.그럼에도 인천공항공사는 “사후 감면은 입찰 질서를 훼손하고 배임 소지가 있다”며 법원 조정 절차에도 불참했다.
사업자와 법원이 제시한 합리적 조정안마저 거부하면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상업 분쟁을 넘어 공정성과 공공성, 국익과 시장 질서가 충돌하는 문제로 비화됐다.
2020년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논란도 비슷한 맥락이다. 공사는 당시 2천여 명의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청년층은 “공정 채용 기회를 빼앗겼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동자들에게는 고용 안정이었지만, 청년 세대에는 불공정의 상징이었다. 청와대 청원 34만 명 동의와 정치권 공방까지 이어지며, 공공성 강화와 공정 경쟁 사이의 균형을 찾지 못한 전형적인 사례로 기록됐다.
2024년에는 연예인 전용 보안검색 통로 신설 계획이 공개됐다. 공항 혼잡 완화와 보안 강화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특권층만을 위한 길”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면서 불과 하루 만에 철회됐다.
일부에서는 실질적인 보안 대책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정책 기획 단계에서 공공성과 형평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같은 해 불거진 안전 관리 논란은 더 직접적이었다. 북한에서 날아온 쓰레기 풍선이 활주로에 떨어져 항공편 지연과 우회가 발생했고, GPS 전파 간섭까지 겹치면서 국제 허브공항의 안전 체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공사는 불가항력적 요인이라고 설명했지만, 위기 대응 매뉴얼과 사전 경고 시스템의 부실이 지적됐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보수 공사·예산 집행 문제가 또 다른 논란으로 떠올랐다. 활주로 포장 교체와 터미널 보수 공사 과정에서 과도한 예산 책정, 공사 지연,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것이다.
인천공항은 개항 20년을 넘기며 시설 노후화가 본격화됐지만, 대규모 보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필수적인 안전 투자를 부패와 낭비가 가린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이는 인프라 관리라는 공사의 기본적 책무가 도리어 신뢰 위기로 연결된 대표 사례다.
이처럼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둘러싼 논란은 상업 운영, 노동 정책, 특혜 시도, 안전 관리, 인프라 관리 등 모든 분야에서 반복돼 왔다.
전문가들은 그 근본 원인으로 독점적 지위에 따른 의사결정 불투명성, 단기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략, 정책과 공공성 사이의 불일치,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부족을 지목한다.결국 인천국제공항은 ‘세계 최고 공항’이라는 영광과 ‘구조적 취약성’이라는 오명을 동시에 안고 있다.
면세점 임대료 갈등, 정규직 전환, 특혜 정책 시도, 안전 관리 부실, 보수 공사 논란까지… 공항공사가 진정으로 지켜야 할 가치는 화려한 수상 경력보다 투명성과 책임 있는 경영이 아닐까.
BEST 뉴스
-
[단독] 환율 미쳤다…미국 공항서 달러당 2100원에 거래 중
미국에서 1달러를 매입하려면 한화를 2000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러스트=픽사베이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LA LAX공항 내부 환전소에서 교민들이 달러를 구입할 ... -
김건희 ‘판도라 폰’ 공개되자… 도이치 공범 이준수 추적, 행방 묘연
김건희 여사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가 공개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숨은 인물’로 지목돼온 56세 이준수 씨의 실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월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 -
올림픽대로 끝자락 ‘스테이지28’ 민간 표지판이 9개나?
서울 강동구 고덕동, 올림픽대로의 끝자락을 달리다 보면 눈에 띄는 표지판이 있다. KB뉴스영상 화면 갈무리 출처=KBS ‘3차로로 진입하세요’라는 안내 바로 옆에 ‘스테이지28 방향’이라는 글씨가 붙어 있다. 분기점에도, 진입로에도, 측도에도 같은 표지판이 반복된다. 세어보니 ... -
가평 크리스탈밸리CC서 카트 추락…70대 근로자 사망
18일 오후 1시경 경기도 가평군 상면 대보리 소재 크리스탈밸리 컨트리클럽(CC) 내 도로에서 작업용 카트가 5미터 아래로 추락해 70대 근로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즉시 구조에 나섰으나, 두 사람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 -
[단독] FDA에 이름 오른 '에이피알'… 'K-뷰티 신화'에 드리운 먹구름
에이피알(APR) 김병훈 대표 사진=연합뉴스 ‘메디큐브(Medicube)’로 대표되는 에이피알(APR)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K-뷰티의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에이피알을 이끄는 김병훈 대표는 ‘디지털 감각’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SNS 중심의 브랜드 확산 전략을 ... -
매크로 예매는 불법인데… 티켓베이는 왜 처벌받지 않나
티켓구매 (CG) [연합뉴스TV 제공] 프로야구와 인기 가수 공연 티켓을 자동 프로그램(매크로)으로 대량 예매해 되판 업자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경찰은 최근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로야구 입장권을 무더기로 예매한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은 초당 수백 회 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