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국정농단’ 특검 수사에서 정치 브로커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그의 딸이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기업에 청탁을 시도하고, 실제 금품이 오간 정황이 드러났다. 특검은 전 씨 부녀와 변호인 김 모 씨가 한 콘텐츠기업으로부터 총 1억 6천7백만 원 상당을 송금받은 사실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특검 공소장에 따르면, 2022년 7월 전성배 씨의 딸 전 모 씨가 먼저 기업 대표에게 접근해 “아버지를 통해 김건희 여사와 고위 공직자를 초청할 수 있다”며 부산 ‘라이언 홀리데이 인 부산’ 오픈식 참석을 제안했다. 이후 전 씨는 대통령실 행정관을 연결해주며 “여사는 어렵지만 대통령실, 문체부, 부산시 고위 인사를 오게 하겠다”고 약속했고, 실제 행사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 부산시 부시장이 참석했다.
이후 전성배 씨는 기업 대표에게 “의왕시 백운호수 프로젝트를 검토하라”며 자신과 친분 있는 당시 의왕시장을 소개했다. 실제로 이듬해 의왕시는 해당 기업이 보유한 ‘무민’ 캐릭터 IP를 활용한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전 씨는 이 과정에서 기업 대표에게 “우리가 이렇게 해주면 너희는 뭘 해줄 것이냐, 딸에게는 월 400만 원, 내 차량과 운전기사 비용으로 월 8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품 제공은 가짜 용역 계약을 체결해 해당 업체가 전 씨의 변호인 명의 계좌로 대금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특검은 변호인 역시 공모 관계라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씨의 변호인 김 모 씨는 구속 수감된 전 씨의 최근 조사에 입회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사임계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문제가 된 기업은 한때 ‘한국판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표방했던 콘랩컴퍼니로, 무민 캐릭터와 관광사업을 결합한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2025년 파산했다. 그러나 이번 특검 수사로, 이 회사의 몰락은 단순한 경영 실패가 아니라 전성배 부녀와 권력 인맥에 얽힌 금품 청탁 사건의 일환으로 드러났다.
특히 무민 공원이 거론된 백운호수 일대는 2조 원 규모의 의왕밸리 도시개발사업 부지와 맞물려 있다. 개발 과정에서 신생 건설사 수의계약, 민간 주주의 수천억 원 배당 논란, 김성제 의왕시장의 여론조작 연루 의혹 등이 불거지며 로비 전반에 대한 의심이 확산되고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전성배 딸의 청탁 제안, 전성배 씨의 구체적 금품 요구, 기업의 자금 송금, 변호인의 공모 정황까지 얽힌 전형적인 권력형 뇌물 게이트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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