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네트웍스의 AI, 이제 기술이 먼저 말을 건넨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고층 아파트. 아침 7시, 웰니스 로봇 ‘나무엑스’가 거실을 가로질러 이동한다. 이 로봇은 공기질을 자동 감지해 실시간으로 오염원을 추적하고, 집주인의 얼굴을 비접촉 방식으로 인식해 말을 건낸다.
“스트레스 지수 38. 수면의 질이 낮았습니다. 아로마 공기정화 모드를 작동합니다.”
이 일상적인 장면은 5년 전만 해도 먼 미래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수많은 가정과 의료기관, 호텔에서 현실이 되었다. SK네트웍스가 2025년 론칭한 AI 웰니스 로보틱스 브랜드 ‘나무엑스(NAMUHX)’는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닌, 사람과 공간을 관리하는 생활 동반자형 AI 기기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1]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겸 나무엑스 EA(경영자문)가 지난달 23일 웰니스 로봇을 시연하는 모습.jpg](https://wemakenews.co.kr/data/tmp/2505/20250515093131_mlwfqbwy.jpg)
최초의 ‘움직이는 의료 보조 가전’… 생체 데이터까지 관리한다
‘나무엑스’는 SK네트웍스의 가전 자회사 SK매직의 인프라를 활용해 개발된 독립 브랜드다. 초기 공개된 로봇은 공기정화 기능만 주목받았으나, 현재는 에어 솔루션, 바이탈 사인 체크, 대화형 건강 가이드 기능까지 포함한 토털 웰니스 솔루션으로 진화했다.
특히 나무엑스는 실내 공간 내 오염원을 감지해 스스로 이동하고, 일반 공기청정기보다 80% 더 높은 오염 제거 효과와 3배 빠른 반응 속도를 기록한 기술력을 갖췄다. 또 비접촉 안면 인식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맥박, 산소포화도, 스트레스 지수 등 바이탈 사인 체크 기능을 실시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이들 방에서 VOC 수치가 높아졌을 때 가장 먼저 알려주는 존재가 나무엑스예요.” 서울 거주 30대 부모 이용자의 리뷰다.
2025년 워커힐 론칭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코엑스 전시, 글로벌 테스트베드 도입 등을 거쳐 2030년 현재 미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까지 진출을 완료한 상태다.
AI로 신약을 설계하고, 병원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피닉스랩’
SK네트웍스는 하드웨어만이 아닌 AI 솔루션 영역에서도 공격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반 AI 스타트업 피닉스랩(PhnyX Lab)은 현재 국내외 20여 개 제약사와 협업 중이다.
이들이 개발한 모듈형 RAG 기반 AI 플랫폼 ‘케이론(Cheiron)’은 제약 산업 전용으로 개발된 솔루션으로, 신약 후보물질의 특허 리스크 분석, 유전자 기반 개인 맞춤 처방, 논문 기반 약물 상호작용 추론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피닉스랩은 ‘나무엑스’의 AI 코어도 함께 설계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웰니스 로봇이 의사 처방과 연동해 개인 맞춤 건강 관리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협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AI는 지금, 호텔·자동차·중고폰 시장 속에도 살아 있다. SK네트웍스는 자회사들과 함께 AI를 기존 사업에 접목하며 산업 전반을 리디자인하고 있다.
SK스피드메이트는 사고차량 자동 견적 시스템을 연내 도입해, 정비 기사 없이도 차량 손상 분석 및 수리 견적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독일 자동차 데이터 기업 DAT와 협력한 결과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AI 헬스케어 스타트업과 함께 투숙객 맞춤형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최근에는 대화형 AI 안내 서비스 ‘워커힐 AI 가이드’를 도입해 다국어 고객 응대를 자동화했다.
민팃(MINTIT)은 중고폰 무인 매입 키오스크에 AI 딥러닝 기반 검수 기술을 업계 최초로 도입해, 정확한 등급 판정 및 시세 반영 자동화를 실현하고 있다.
데이터 전문 자회사 엔코아(ENCORE)는 기업들의 데이터 통합 및 AI 학습용 데이터셋 구축을 지원하며, AI 생태계 전반의 인프라 백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술이 사람을 향해 걸어오게 하라" AI 민주화, 비전에서 현실로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최성환 사장은 나무엑스와 피닉스랩의 EA(경영자문) 역할을 겸하면서, 회사의 글로벌 AI 네트워크 구축과 비즈니스 발굴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25년 쇼케이스 당시 그가 언급한 말은 지금도 회사의 방향성을 대변한다.
“사람이 기술을 쫓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사람에게 다가서야 한다.”
이 철학은 제품, 서비스, 데이터,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녹아들었고, AI 기술의 ‘민주화’를 통한 인류의 문명화라는 비전을 실현해가고 있다.
2030년의 SK네트웍스는 단지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 아니다. 사람과 기술, 산업과 삶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금도 내 곁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웰니스 로봇은 말없이 알려준다. 당신이 피곤하다고, 오늘은 일찍 쉬라고.기술이 말을 걸고, 사람을 위로하는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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