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에코프라임·애경케미칼 등 바이오에너지 업체 압수수색…경유값 전가 여부가 핵심
검찰이 바이오연료 가격 담합 의혹과 관련해 국내 주요 바이오에너지 업체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친환경 연료 의무 혼합 제도를 배경으로 형성된 시장 구조 속에서 가격이 인위적으로 올려졌다면, 그 부담이 경유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에게 전가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검찰은 SK에코프라임, 애경케미칼 등 바이오에너지협회 회원사 5곳과 관계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바이오디젤·바이오중유 판매 과정에서 가격을 사전에 협의해 담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는 업계 내부 제보 등을 토대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가격 산정 자료와 내부 회의 기록, 거래 관련 전산 자료 등이 압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해 정유사가 판매하는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최소 4% 이상 의무 혼합하도록 하고 있다. 이 제도로 인해 정유사들은 바이오디젤을 반드시 구매해야 하고, 공급처 선택도 제한적이다.
바이오디젤 가격이 오를 경우 정유사가 이를 흡수하기는 어렵고, 결국 주유소 공급가에 반영돼 경유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바이오디젤은 국제유가처럼 명확한 기준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사용 국가가 제한적이고 표준 가격 지표가 없다 보니, 업체 간 협의가 사실상 시장 가격으로 작동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적으로도 표준으로 삼을 만한 가격 기준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표준 가격 구조가 담합 가능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자유 경쟁 시장의 단순 담합과 다르게 본다. 정부 정책으로 수요가 강제된 ‘의무 시장’에서 가격이 인위적으로 형성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담합이 있었다면 정유사와 소비자는 이를 거부할 방법이 없고, 리터당 소폭의 인상이라 하더라도 전국 단위로 장기간 누적돼 상당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
검찰은 바이오에너지 업계가 최근 10년간 올린 매출이 약 1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의 핵심은 이 가운데 얼마가 담합을 통해 형성된 부당이득인지 규명하는 데 있다. 담합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형사 처벌과 과징금 부과는 물론, 정유사와 소비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업 비리를 넘어 친환경 정책의 비용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부담해 왔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환경을 위한 불가피한 비용’이라는 명분 아래 가격 투명성과 시장 감시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검찰은 앞으로 업체 간 사전 가격 협의 여부와 담합 기간·범위, 경유 소비자가격으로의 전가 여부, 정유사의 인지 또는 관여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친환경 전환을 위한 제도가 소비자 부담으로 귀결됐는지 여부가 이번 수사의 결론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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