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식품부 100%, 해수부 85.4%… 평균 승인율 91.4%
- 퇴직자 22건 ‘전문성·공익성’ 등 추상적 사유로 재취업 승인
- 경실련 “공직자윤리위 투명성 높이고 ‘관피아 카르텔’ 끊어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와 해양수산부(해수부) 퇴직 공직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재취업 심사에서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식품부는 승인율이 100%에 달해, “퇴직 공직자 전원에게 문호가 열려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8일 발표한 ‘농피아·해피아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두 부처의 평균 재취업 승인율이 91.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앞서 지난 9월 경제 관련 8개 부처를 대상으로 한 관피아 실태조사에 이어 농식품부와 해수부를 추가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취업심사 대상 70건 중 64건(91.4%)이 ‘취업 가능’ 또는 ‘취업 승인’ 판정을 받았다. 이는 2022년 조사 당시 승인율 80.0%보다 11.4%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부처별로 보면 농식품부가 100%로 가장 높았고, 해양수산부가 85.4%로 뒤를 이었다. 경실련은 “경제 부처 중 기획재정부(100%)와 같은 수준”이라며 “농식품부의 재취업 문턱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라고 비판했다.
추상적 ‘특별한 사유’로 재취업… “퇴직자 봐주기식 심사” 지적
경실련 분석 결과, 재취업 승인을 받은 22건 중 71%가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9호, 즉 “전문성이 증명되는 경우로서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은 경우”에 해당했다.
또 ‘퇴직 전 5년간의 업무와 취업기관의 관련성이 낮은 경우’(8호)가 6건, ‘국가 경쟁력 강화나 공익적 필요성’(1호)이 2건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대부분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이유로 승인된 만큼, 실질적인 이해충돌 심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해양수산부 퇴직 공무원들이 같은 기업의 같은 직위에 반복적으로 지원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2023년 6월 퇴직한 해수부 기술4급 공무원이 같은 해 8월 부산신항만 감사로 취업심사를 받았으나 불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불과 두 달 뒤, 또 다른 해수부 4급 퇴직자가 같은 자리로 취업 가능 판정을 받았다.
경실련은 “해수부 출신이 동일 직책에 반복 지원한다는 것은 이미 해당 직위가 ‘단골 재취업 자리’로 내정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산하 기관·협회·민간기업까지 ‘줄취업’
경실련은 퇴직 관료들이 부처 권한이 미치는 공공기관·협회·민간기업 등으로 재취업하는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원양산업협회 부설 ‘해외수산협력센터’는 2017년 신설 이후, 센터장 자리에 해수부 퇴직자가 잇따라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농식품부와 해수부 모두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 각 지역 항만공사 임원직에 꾸준히 퇴직자를 배치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부처 유관 협회 및 단체에 손쉽게 재취업하거나, 민간투자사업을 관리·감독하던 기업에까지 진출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경실련은 “퇴직 공무원들이 부처 영향력이 미치는 기업의 대표나 감사직으로 재취업하는 것은 사실상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구조”라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 기준을 명확히 하고, 심사 과정과 결과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관피아 구조가 농어업 발전과 산업 경쟁력을 오히려 저해하고 있다”며 “퇴직자 재취업 기준을 강화하고, 공직자윤리위의 심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퇴직자의 전문성이라는 이름 아래 반복되는 관행적 재취업은 공공성 훼손이자 공정성 침해”라며 “정부와 정치권이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법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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