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원 조사 “안전성은 통과했지만, 체내 효능은 입증되지 않았다”
- 건강기능식품처럼 팔렸지만 ‘일반식품’
소비자원이 시중에 판매 중인 효소식품을 조사한 결과, 제품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다수 브랜드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될 수 있는 광고와 불충분한 정보 제공 문제가 확인됐다. 일부 제품은 광고 표현 수위와 가격 전략, 성분 표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소비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착시’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원은 30일 효소식품 11개 제품을 대상으로 효소 역가, 안전성, 표시·광고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모든 제품의 효소 역가(활성도)는 표시된 수치 이상으로 측정돼 기준을 충족했고, 곰팡이 독소와 중금속 등 안전성 항목에서도 전 제품이 적합 판정을 받았다. 제품 자체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다만 소비자원은 시험 결과의 해석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효소 역가는 pH 6~8, 37℃라는 특정 시험 조건에서 측정된 값으로, 섭취 후 위산 등 산성 환경에서는 효소 활성이 저하될 수 있다. 즉 시험 결과가 곧바로 체내 효능이나 건강 개선 효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 대상 11개 제품 중 9개 제품은 일반식품임에도 ‘장 건강’, ‘효소 다이어트’, ‘속 편안’ 등 건강기능식품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사용하거나, 과대·허위 가능성이 있는 소비자 후기를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효소식품은 법적으로 소화 기능성이나 장 건강 기능성을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다.
특히 ‘이영애의 건강美식 생생효소 PLUS’는 제품명과 광고 전반에서 ‘건강’, ‘개선’ 등의 키워드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소비자가 기능성 식품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 파로·카무트 곡물 효소 제품 역시 ‘장 건강’, ‘다이어트’ 등을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해 소비자 판단을 흐릴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격 전략 역시 논란의 중심이다.
조사 대상 효소식품의 1포당 가격은 249원에서 1,800원까지 최대 7.2배 차이가 났지만, 가격과 효소 역가·안전성 간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아일로 카무트® 브랜드 밀 효소’는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소비자원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보면 고가 정책이 체내 효능이나 기능성 우월성을 의미한다고 볼 근거는 없다.
비쌀수록 효과가 클 것이라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소비자 오인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유산균 표시 문제도 함께 드러났다. 조사 대상 11개 중 10개 제품에 유산균이 첨가돼 있었지만, 대부분 유산균 수(CFU)를 표시하지 않거나 표시가 불충분해 소비자가 섭취량을 정확히 알기 어려운 구조였다. 제품별로는 ‘소복효소’가 g당 16억 CFU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많은 유산균을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고, ‘카무트®브랜드 밀 오리지널 효소’는 유산균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특정 브랜드의 일탈이라기보다 효소식품 시장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기능성이 입증되지 않은 일반식품임에도 광고 문구와 가격, 후기 마케팅을 통해 사실상 건강기능식품처럼 인식되도록 설계된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원은 “효소식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며 광고 문구만으로 효능을 기대해선 안 된다”며 “구매 시 제품 유형과 표시 내용, 유산균 함량 표기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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