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취업자 2,857만 6,000명 중 19.8%인 565만 7,000명이 자영업자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 자영업자 비율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소상공인은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라고 할 수 있다. 2024년 기준 자영업자 비율은 OECD 평균보다 약 9.8%p 높은 수준이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반증이며, 우리 고용시장의 척박한 현실을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한국 경제의 고도화에 따른 산업 구조 변화의 결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6.6%), 캐나다(7.2%), 독일(8.7%), 호주(9.1%), 일본(9.8%) 등 주요 선진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문제는 최근 자영업 비중 축소의 원인이 단순한 산업 구조 변화가 아니라, 급격한 내수 부진에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자영업 비율은 여전히 지나치게 높다.
국세청에 따르면, 매월 100만 원의 수익도 올리지 못하는 개인사업자가 전체 창업자의 75.7%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준비 없이 뛰어든 ‘묻지마 창업’의 결과다.
통계에 따르면, 많은 자영업자가 경쟁에 밀리고, 빚으로 버티는 상황이다.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는 사업자 대출과 가계 대출을 합쳐 약 1,070조 원에 달한다고 추산된다. 이는 심각한 구조적 위기의 반증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 자영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러한 관점에서 자영업자 수의 감소는 일견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인 통계를 들여다보면, 현실은 참담하다. 최근 두 달간 폐업한 자영업자 수는 20만 명에 이른다.
폐업 후 실업급여를 신청한 자영업자 수도 지난 4년 사이 2.3배 증가했다.
여기에 연일 치솟는 물가, 고금리, 위축된 소비심리까지 겹치며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이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경기환경을 바꾸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양한 지표를 분석해보면,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경기지표는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 글로벌 경제 악화 등이 맞물리며, 내수 부진과 경기 악화는 거의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면, 감당할 수 없는 경제 쓰나미가 밀려올 것이다.
이 때문에 자영업 정책의 변화는 이재명 신임 정부에게 있어 가장 중대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먼저, 1차원적이고 단순한 통계 분석에서 벗어나, 현실적이고 입체적인(4차원적) 상공인 관련 통계 분석이 필요하다.
단순히 업종별 창업 현황, 변동비, 매출 대비 수익성만으로는 정확한 해결책을 도출할 수 없다.
업종별 고정비와 변동비의 차이, 지역별 경제활동인구 대비 소득 수준 변화에 따른 소비성향 변화, 업종별 사업자 수 및 매출 변화 등 정밀하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이미 선 대출된 1,070조 원에 대한 회수 방안을 포함한 선순환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만기 연장뿐 아니라, 현재 대출을 보유한 소상공인들의 경제환경을 면밀히 분석해, 차등 회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정량적 분석만으로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할 경우, 감당하기 힘든 후폭풍이 발생할 수 있다.
셋째, 직업교육과 사회적 전환교육을 통해 ‘리모델링 창업’ 또는 ‘재취업’으로의 전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단순히 투입 인원 대비 교육 인원만을 산출하는 기계적인 정책은 무의미하다. 현실에 맞는 맞춤형 교육 체계가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각종 창업 및 사업에 대한 불필요한 통제와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 세부적이고 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진입 장벽이 되어, 업종 간 불균형과 산업 불협화음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가 무너뜨린 자영업 환경을 바로잡을 사명과 책임이 있다.
‘똥 싸놓은 놈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라며 원망할 여유조차 없다. 그만큼 지금의 자영업 현실은 절박하다. 작은 힘이라도 모아, 함께 실천해야 한다.
한국소상공인컨설팅협회, 한국동행서비스협회, 한국소기업소상공인협회, 한국자영업포럼, 창업대학연합회 등 관련 단체들의 실질적인 협력과 지원도 중요하다.
지금은 소상공인들에게 있어 ‘골든타임’이다. 이 골든타임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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