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 출신 3선, 선명한 친명 노선…이재명 정부 개혁 드라이브 앞장설 듯
이재명 대통령의 복심(腹心)이 여당 원내를 진두지휘한다. 26년 간 국가정보원에 몸담았던 ‘정보통’, 더불어민주당 김병기(64·서울 동작갑) 의원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집권여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1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서영교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깊은 신뢰, 그리고 당내 강성 친명계의 전폭적 지지가 당선 배경으로 거론된다. 이른바 ‘블랙(요원)’ ‘최종 병기’라는 별칭은 김 의원의 정체성과 역할을 압축해 보여준다.
김 의원은 국정원 출신이라는 이력부터가 이례적이다. 1980년대 안기부 시절부터 정보기관에 몸담았고, 26년간 현장과 기획을 넘나든 인물이다. 국회에 입성한 것은 2016년 제20대 총선으로, 보수의 심장이라 불렸던 서울 동작갑에서 깃발을 꽂은 데 이어 내리 3선을 기록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을 두고 ‘정보전문가’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눈과 귀’로 본다. 지난 2024년 총선 당시에는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맡아, 친명 중심의 공천 전략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 안팎에서는 “김병기 의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이재명계 당 구조는 어려웠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도 각별하다. 이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던 시절부터 법률·정치 양면에서 신뢰를 보냈고, 이후 주요 갈등 국면마다 김 의원이 메시지를 조율했다는 후문이다.
그의 정치 노선은 강경하고 선명한 친명에 가깝다. 당내 절충형보다는 ‘직진 전략’을 선호하며, 야당과의 협치보다는 당 내부의 이재명 중심 구심력 강화에 방점을 두는 스타일이다. 이번 원내대표 선출도 ‘친명 대 비명’의 대결 구도 속에서 친명계의 조직적 결집이 낳은 결과로 해석된다.
앞으로 김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개혁 과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하는 동시에, 여대야소 정국에서 야당과의 협상, 국회 운영 등 실무적 역할도 맡아야 한다. 특히 검찰 수사권 조정, 언론개혁, 행정구역 개편 등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온 의제들을 ‘원내 드라이브’로 옮겨 심는 실무 사령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서는 “김병기는 단순한 친명이 아니다. 친명의 칼이자 방패”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뚜렷한 정치적 정체성은 분명하지만, 국정원 출신 특유의 신중함과 기획력은 향후 당 운영에서 중요한 무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공존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병기 체제는 단순한 원내대표 선출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집권 여당을 이념적으로도 체계적으로도 정비하는 과정”이라며 “당 운영의 향방뿐 아니라 차기 총선 전략까지 큰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BEST 뉴스
-
[단독] "LG전자, 직원 10명 중 4명 잘린다…초대형 희망퇴직"
LG전자가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전자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기사화를 부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LG전자 소속을 인증한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분석된다. ... -
DB그룹 경영권 향방 중대 고비…김남호 명예회장, 법률 자문 검토
DB그룹 2세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두 달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내년 3월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연합 지난 6월 27일, DB그룹은 돌연 ... -
“출산 후 수혈 못 해 아내를 잃었다”…영주 A 병원 예고된 인재
지난 7월, 경북 영주시의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국비·지방비를 지원받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정작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조차 확보하지 못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 -
박주민 “오세훈, 비(非)강남 버렸다”…경전철 공약 ‘빈 껍데기’ 전락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동북권 경전철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균형발전 공약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21일 열린 ‘오세훈 시정 3... -
인천공항 제4활주로서 화물차 사고 사망…공항 안전관리 또 도마 위에
26일 오전 6시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서 50대 남성 A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공항 외곽 울타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합뉴스] 사고 충격으로 크게 다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 -
DL건설, 추락사고에 ‘초강수’…대표부터 현장소장까지 80여명 일괄 사표
공사장 사고 일러스트-연합뉴스 경기도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추락해 숨진 사고가 발생하자, DL건설이 사실상 ‘전사 해체’에 가까운 초강수 조치를 내렸다. 대표이사부터 최고안전책임자(CSO), 임원진, 팀장, 현장소장까지 80여명이 줄줄이 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