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고3 학생들의 운전면허 취득비 명목으로 372억 원의 혈세를 투입하기로 하면서 “교육과 무관한 선심성 사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의원과 경기교사노조, 공교육바로세움 경기학부모회, 조국혁신당 교육개혁특별위원회는 3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교육청의 운전면허 지원은 사실상 학원 장사에 다름없다”며 즉각 중단과 전액 환수를 촉구했다.
경기교육청은 ‘사회진출 역량개발’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고3 학생 1인당 30만 원씩, 총 372억 원을 운전면허 취득비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 의원 등은 “교육적 타당성이 전혀 없는 선거용 퍼주기”라며 “학교 현장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고 특정 업계의 배만 불리는 사업”이라고 날을 세웠다.
운전면허는 만 18세 이상만 취득이 가능해 고3 학생이라 해도 생일이 지나야 지원을 받을 수 있어 형평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미 경기도는 만 19세 청년에게 별도 예산 200억 원을 들여 같은 지원을 하고 있어 중복 지원 논란도 일고 있다.
게다가 현재 고3은 수능 원서 접수와 수시모집 준비 등 진학 지도가 절정에 이른 시기다. 그러나 교사들은 학생 상담 대신 운전면허학원 계약과 행정 처리에 시간을 뺏기고 있어 “고3 교육과정 붕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진짜 수혜자는 학원 업계”
지원금 30만 원 외에도 학생 개인이 60만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여서, 실질적으로는 운전면허 학원 업계의 수익 확대만 돕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 의원 측은 “학교가 계약을 맺어 학생들을 일괄적으로 학원에 보내면 학원들은 역대 최대 수익을 챙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특히 만 18세 이상이 내년 지방선거 유권자 연령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교육이 아닌 정치적 선심성 사업”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강 의원은 과거 교복비 지원 당시 학교가 업체와 일괄 계약하면서 업체 담합으로 교복 가격이 오히려 급등한 사례를 언급하며 “경기교육청은 실패를 반성하기는커녕 또다시 학원 업계 배만 불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과 단체들은 “이 사업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며 “경기도교육청은 즉각 사업을 중단하고 372억 원을 전액 환수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 필요하다면 고3 교실이 아니라 경기도 차원에서 만 19세 청년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강 의원은 “교육청은 더 이상 교육을 외면한 선심성 사업으로 학교 현장을 붕괴시켜선 안 된다”며 “공교육 자원을 사익 추구에 이용하는 행태를 막기 위해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경고했다.
BEST 뉴스
-
[단독] "LG전자, 직원 10명 중 4명 잘린다…초대형 희망퇴직"
LG전자가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전자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기사화를 부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LG전자 소속을 인증한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분석된다. ... -
DB그룹 경영권 향방 중대 고비…김남호 명예회장, 법률 자문 검토
DB그룹 2세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두 달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내년 3월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연합 지난 6월 27일, DB그룹은 돌연 ... -
“출산 후 수혈 못 해 아내를 잃었다”…영주 A 병원 예고된 인재
지난 7월, 경북 영주시의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국비·지방비를 지원받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정작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조차 확보하지 못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 -
박주민 “오세훈, 비(非)강남 버렸다”…경전철 공약 ‘빈 껍데기’ 전락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동북권 경전철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균형발전 공약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21일 열린 ‘오세훈 시정 3... -
대한전선-LS전선 해저케이블 분쟁, 1년 넘긴 수사와 재계 파장
LS전선 동해공장 전경 사진=LS전선 제공 대한전선과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을 놓고 진행 중인 경찰 수사가 1년을 넘겼다. 비공개 영업비밀 침해 사건 특성상 혐의 입증이 까다로워 수사가 지연되는 가운데, 이번 사안이 국내 해저케이블 산업 주도권과 재계 구도에 ... -
인천공항 제4활주로서 화물차 사고 사망…공항 안전관리 또 도마 위에
26일 오전 6시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서 50대 남성 A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공항 외곽 울타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합뉴스] 사고 충격으로 크게 다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